"사우디, 왕세자 비판 카슈끄지 왓츠앱 메시지 해킹 가능성"

입력 2018-12-03 11:34   수정 2018-12-03 11:51

"사우디, 왕세자 비판 카슈끄지 왓츠앱 메시지 해킹 가능성"
CNN 보도 "'짐승·팩맨' 같아…더 많은 희생자 먹어치울수록 더 많이 원해"
"동료 반체제 인사 휴대전화서 스파이웨어 발견"…동료, 개발업체에 소송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판한 메신저 대화 내용이 사우디 정부에 의해 해킹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카슈끄지가 피살되기 전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우디 반체제 인사 오마르 압둘라지즈와 나눈 메신저 '왓츠앱'(WhatsApp)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특히 압둘라지즈는 사우디 당국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킹, 두 사람 사이의 사적 메시지를 엿봤으며 이것이 무함마드 왕세자가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카슈끄지 살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카슈끄지는 올해 압둘라지즈에게 보낸 400여건의 메시지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그가 가는 길에 있는 모두를 먹어치우는 '짐승', '팩맨'으로 묘사하며 비판했다.
카슈끄지는 지난 5월 사우디 운동가들이 체포된 직후 보낸 한 메시지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두고 "그는 짐승 '팩맨'(a beast pac man) 같다"면서 "그는 더 많은 희생자를 먹어치울수록, 그는 더 많이 원한다"고 썼다.
'팩맨'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기 아케이드 게임 '팩맨'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노란색 원 모양 '팩맨'이 브이(V)자 모양으로 입을 벌려 점을 잡아먹으며 유령을 피하는 게임이다.
앞서 카슈끄지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은 자신들을 겨냥한 사우디 당국의 '트위터 부대'에 맞서 '사이버 비즈'(Cyber Bees)라고 불리는 '맞불 부대'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카슈끄지와 압둘라지즈는 이와 관련한 메시지도 주고받았는데, 압둘라지즈는 지난 8월 사우디 정부 관리들이 두 사람의 이 온라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소식을 카슈끄지에게 전했다.
카슈끄지는 "하느님이 우리를 도와주시기를"이라면서 "'비즈'에 대해서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얘기하지 말라"고 답했다.
압둘라지즈는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대의 인터넷 리서치 그룹인 시티즌 랩이 그의 휴대전화가 군사용 수준의 스파이웨어에 해킹을 당했다고 보고한 뒤 처음으로 카슈끄지와 접촉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시티즌 랩 관계자는 이 소프트웨어는 이스라엘 업체 'NSO 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사우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CNN은 압둘라지즈의 휴대전화에 스파이웨어가 깔려있었다는 것은 사우디 관리들이 압둘라지즈와 카슈끄지가 주고받은 400여건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압둘라지즈는 이날 'NSO 그룹'을 상대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업체가 인권 침해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압적인 정권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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