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인증샷 찍고, 인형뽑기 인기'…평양의 일상을 만나다

입력 2018-12-03 15:28   수정 2018-12-03 15:44

'곳곳서 인증샷 찍고, 인형뽑기 인기'…평양의 일상을 만나다
수운회관서 3∼5일 남북해외 사진전…"北매체 사진 국내 전시는 처음"
조선신보 평양특파원 "김정은 시대 급속 발전…휴대전화 사용 일상화"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실은 학생들,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주부들, 그리고 '인형 뽑기'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어린이까지….
얼핏 들으면 서울 시내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을 나열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은 카메라 속 포착된 평양 시민들의 일상이다.



3일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개막한 남·북·해외 공동사진전 '평양이 온다'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촬영된 평양 시내 사진 100여장이 공개됐다.
사진전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최로 남측 인터넷매체 민플러스와 북측 매체 조선륙일오편집사,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공동 주관했다.
사진을 매개체로 남과 북, 해외 언론매체의 민간 교류인 셈이다.
전시된 사진 대부분은 조선륙일오편집사와 로금순 조선신보 사진부 부부장이 2012년 이후 최근까지 평양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북측 매체가 촬영한 사진이 반입돼 남측에서 공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전시된 사진들은 김 위원장 집권 후 평양 려명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등에 들어선 고층 건물과 아파트로 화려해진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보여준다.
택시표시등에 영문으로 'TAXI'라고 적고 평양 창전거리를 달리는 사진은 서울 시내 모습을 연상케 한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평양 시민들의 휴대전화 보급률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주최 측은 사진집을 통해 "평양을 비롯해 지방 주요 도시까지 공공장소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며 "노동신문을 휴대폰으로 보는 층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휴대전화 분실, 파손에 대해 보상해 주는 '휴대전화 보험상품'까지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야외 공원에서 결혼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는 예비부부들의 모습이나, 인형 뽑기 기기에 집중하고 있는 어린이와 여름철 붐비는 이른바 '워터파크' 등의 사진들도 우리네 일상과 '다른 듯 같은' 모습이었다.



이날 개막식에서 만난 조선신보의 로금순 부부장은 '평양 시내가 언제부터 급격히 발전했느냐'는 질문에 "김정은 위원장 시대 이후"라고 답했다. 로 부부장은 2003년부터 평양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자신이 2017년 촬영한 인형 뽑기를 하는 어린이 사진에 대해서는 "평양에서도 인형 뽑기 기기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며 "모두 북측에서 제조한 인형들"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여전히 왕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관익 조선신보 주필은 "조선신보 사진기자가 평양에서 찍은 사진들을 서울과 여러 도시에서 공개적으로 전시한다는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북과 남, 해외가 서로 선입견 버리고 존중하며 온 민족의 이익에 견지에서 함께 생각하고 잡은 손 놓지 말고 힘차게 전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전은 오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천교도 중앙대교당에서 전시되며, 이후 울산, 부산, 세종시 등 다른 도시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확정될 경우 국회에서도 사진전을 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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