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헬기 추락 목격 美조종사 "놀랐지만 취할 조치 알았다"

입력 2018-12-03 15:44  

산림청 헬기 추락 목격 美조종사 "놀랐지만 취할 조치 알았다"
여군 2명, 1일 사고 상공서 목격후 공항 관제탑에 '꼬리날개 번호' 불러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강에 추락하는 헬기 사고를 목격했을 때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일 산림청 소속 헬리콥터(KA-32)가 한강에 추락한 사고 당시 인접 상공에서 비행하던 주한 미 2사단 제2전투항공여단 공격헬기대대 줄리아 맥쿠식 대위와 멜리사 테일러 중위(이상 여군)는 UH-60(블랙호크) 헬기에서 사고를 목격했다.
당시 이들이 탄 UH-60 헬기는 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고 주한 미 2사단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주조종사인 테일러 중위는 훈련장으로 향하던 비행경로를 바꿔 사고 현장 상공을 선회 비행하면서 성남의 서울공항 관제탑과 교신을 했다. 그녀는 관제탑 요원들이 사고 헬기 소속과 승무원 인적사항을 재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헬기 꼬리날개에 적힌 항공기 식별번호를 불러줬다.
당시 헬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맥쿠식 대위와 테일러 중위는 사고 헬기에서 2명의 승무원이 빠져나와 수면 위에 올라온 상황도 급히 보고했다. 관제탑과 교신 직후 구조선이 현장에 도착하자 테일러 중위는 맥쿠식 대위의 지시에 따라 UH-60 조종간을 훈련장 방향으로 틀었다.
테일러 중위는 "사고를 목격했을 때 제 마음속에는 추락 헬기 승무원을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맥쿠식 대위는 "우리는 놀랐으나 이러한 가상의 훈련을 그간 진행해 우리가 어떻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며 "우리의 관심사는 추락 헬기 승무원을 돕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보고 받았던 공격헬기대대장 키이스 샌도발 중령은 "모든 항공기 비행사들은 한국인이나 미국인 상관 없이 동지 의식이 있다"며 "두 사람이 현장에서 신속한 대응을 하고, 한국 비행사들에게 구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 것은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UH-60 헬기에는 헬기 정비사인 테런 돌시 병장과 세인 팔리챠 일병도 타고 있었다.
제2전투항공여단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본부가 있다. 주한 미 2사단 및 한미연합사단의 예하 부대로 미군과 한국 지상군에 항공 지원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기장 등 3명을 태운 사고 헬기는 지난 1일 오전 11시20분께 강동대교 인근에서 한강으로 추락했다. 맥쿠식 대위 등의 신속한 대응에 힘입어 기장 김 모(57) 씨와 부기장 민 모(47) 씨는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정비사 윤 모(43) 씨는 탈출하지 못해 숨졌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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