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제안 단호히 거절하고 신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승부조작 제안을 거절하고 이를 신고한 모범적 행동으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1)는 "전혀 생각지 못한 상을 받았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영하는 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선수들이 수상자를 직접 정해서 더욱 뜻깊은 상이다.
선수협은 리그 성적뿐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의 품행과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프로 선수다운 모습, 선행 등을 고려해 올해의 선수를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지난 4월 30일 한 브로커에게서 "(선발 등판하는 날) 경기 첫 볼넷을 허용하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오자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 브로커가 다시 연락을 해오자 이영하는 이 사실을 두산 구단에 신고했다. 두산은 KBO에 해당 내용을 알렸고, 이는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이영하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때는 야구 선수로서 그런 브로커의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도 많이 받았고,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고했다. 구단이 잘 처리해줘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영하가 한 '당연한 행동'은 연말 상복으로 이어졌다.
앞서 KBO는 지난달 27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영하에게 5천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영하는 포상금을 모교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기로 해 또 한 번 모범을 보였다.
이영하는 "이렇게 상을 받을 정도로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그는 앞으로도 옳은 일을 하겠다고 더욱 굳게 다짐했다.
이영하는 "야구계에 이런 일이 없도록 모두가 동참해서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며 "클린베이스볼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는 2016년과 2017년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 사건으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영하는 야구 팬들에게 위안이, 프로 선수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행동으로 인정 받았다.
무대에서 수상 소감으로 "내년에는 이런 게 아니라 야구를 잘해서 실력으로 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던 이영하는 "비시즌에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 더 잘하고 싶다. 내년, 내후년에는 야구로 더 주목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6년 신인으로 지명받았으나 입단과 동시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7년에 데뷔한 이영하는 올해 정규시즌 10승 3패, 평균자책점 5.28 등으로 마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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