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서 스페인 어선에 구조된 난민, '핑퐁' 끝에 몰타 입항

입력 2018-12-03 19:36  

지중해서 스페인 어선에 구조된 난민, '핑퐁' 끝에 몰타 입항
몰타 정부 "건강진단 후 스페인으로 옮겨질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달 22일 지중해에서 스페인 어선에 구조됐으나, 지중해 연안국들의 입항 거부로 해상에서 발이 묶여 있던 난민 10여 명이 구조 열흘 만에 몰타에 입항했다.
몰타 현지 언론은 스페인 어선 '누에스트라 마드레 데 로레토'호가 구조한 난민 11명이 2일(현지시간) 몰타 정부의 입항 허가를 받아 자국 항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몰타 정부는 이들 난민들이 몰타에서 건강진단 등을 거친 후 스페인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자국 어선이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한 이들 난민들을 안전이 보장된 가까운 항구에서 내려주기 위해 몰타와 이탈리아 정부에 입항을 요청했으나, 두 나라 모두 난민 수용을 거부함에 따라 난민들은 망망대해에서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몰타 정부는 기상 악화로 인해 이들 난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일단 이들을 자국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9명과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난민의 국적은 니제르, 소말리아, 수단, 세네갈, 이집트 등이다. 소형 보트에 타고 있다가 이들과 함께 구조된 또 다른 난민 1명은 심각한 탈수 증세로 의식을 잃어 지난 달 30일 헬리콥터 편으로 몰타에 먼저 이송됐다.
당초 스페인은 이들 난민들을 출발지인 리비아로 되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리비아로 송환될 경우 난민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 인권 단체와 해당 난민들의 완강한 반발에 따라 리비아 송환 계획은 없는 일이 됐다.
한편,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의 주된 관문 역할을 하던 이탈리아가 지난 6월 강경 난민 정책을 펼치는 포퓰리즘 정부 탄생 이후 난민들에게 항구를 닫은 이래 유럽 각국은 지중해에서 구조되는 난민들을 누가 수용하느냐를 둘러싸고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난민에 비교적 포용적인 중도좌파 사회당이 정권을 잡은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몰타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에 타고 있는 난민 630명을 정부 출범 직후 수용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수차례 지중해 난민들을 자국에 수용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도 난민 수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회당 정부는 지난 9월에는 난민 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거부하고,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을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와 분산 수용하는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입장을 전환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