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슬로바키아에서 화력발전 중단 시위를 벌였던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 12명이 구속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체코, 벨기에, 핀란드 국적으로 알려진 이들은 지난달 28일 슬로바키아의 유일한 탄광업체인 HBP의 타워에 올라가 '석탄의 시대를 멈춰라'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당시 시위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지만 HBP는 몇 시간 동안 사업장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하에 있는 광부 342명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주장했다.
기습 시위에 참여했던 15명 중 3명은 당일 석방됐고 12명은 전략 설비에 위협을 가한 혐의가 적용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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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에비드자 지방법원은 이들에 대한 구속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재판 전까지 구속을 결정했다. 법원 결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이들은 최대 12개월까지 구속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 그린피스 대표인 이바나 코후트코바는 "법원 결정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라며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지역사회와 슬로바키아를 오염시킨 회사 앞에서 비폭력 시위를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도 법원 결정에 의문이 든다면서 사회에 위협이 될 행위를 한 사람들만 구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슬로바키아는 민간기업인 HBP에 연간 1억 유로(1천260억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해왔지만 2023년부터 이를 중단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80만t의 갈탄을 생산해 이탈리아, 체코 에너지 기업과 슬로바키아 정부가 지분을 나눠 가진 노바키 발전소에 공급했다.
환경단체들은 HBP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으나 4천여명에 이르는 직원과 1만1천여명에 이르는 간접 고용 인원에 미칠 여파 때문에 슬로바키아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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