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9일 서울서 부산과 승강 PO 2연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이젠 정말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한 발 삐끗해 낯선 K리그2(2부 리그)로 떨어지느냐, 불명예를 안고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하느냐 둘 중의 하나다.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은 오는 6일 오후 부산구덕운동장에서 K리그2 플레이오프(PO)를 뚫고 올라온 부산 아이파크와 운명의 승강 PO 1차전을 치른다.
6일 원정 1차전과 9일 홈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치를 2차전에 서울의 운명이 걸렸다.
서울엔 이번 시즌 내내 '위기'라는 말이 떨어질 새가 없었다.
시즌을 앞두고 데얀과 윤일록, 오스마르 등 주축 선수들을 내보냈을 때도, 개막 이후 5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했을 때도, 순위가 미끄럼틀을 타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에 갔을 때도 위기의 경종은 세게 울려댔다.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서울은 황선홍 전 감독을 이을용 대행으로 교체했고, 단장을 바꿨다.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도 다시 소환했다.
그러나 그 어떤 조치도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창단 첫 하위 스플릿 추락만으로도 충격이었던 서울은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1승 2무 2패로 마치며 결국 승강 PO 앞에 놓이게 됐다.
1983년 창단 후 K리그 우승컵을 6번이나 들어 올린 서울로서는 모두 다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었다.
K리그 1·2부 리그의 전력 차를 고려할 때 용의 꼬리가 뱀의 머리보다 못할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역대 전적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2013년 K리그 승강 PO가 처음 치러진 이후 모두 5번의 PO에서 K리그1 11위가 K리그2 PO 승자를 꺾은 것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패배를 거듭하며 11위로 떨어진 1부 팀과 K리그2 PO에서 승리해 기세가 잔뜩 오른 2부 팀은 분위기 자체가 다른 탓이다.
서울과 부산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와의 마지막 경기를 0-1로 패했다. 둘 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였으나 무기력한 플레이로 충격 패를 당했다.
반면 부산은 지난 1일 준PO를 통과하고 올라온 대전 시티즌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번 시즌 K리그2 공격 포인트 1위(10득점, 9도움) 호물로도 마지막 경기에서도 득점을 추가하며 기세를 높였다.
부산엔 설욕해야 할 아픔도 있다.
역대 5번의 승강 PO에서 K리그2 팀이 패한 유일한 사례의 주인공이 바로 지난해 부산이다.
당시 고(故) 조진호 감독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별세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부산은 K리그1 11위 상주 상무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졌다,
더 이상의 추락은 막고 싶은 서울과 두 번의 실패는 피하고픈 부산은 모든 것을 걸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승강 PO의 승자는 두 차례 90분 경기의 득실점을 합산해 가린다. 득실 차가 같을 경우 원정 경기에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린 팀이 승자가 되고, 이것도 같을 경우엔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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