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불기소가 유일한 '해피엔딩'…아내만 기소돼도 타격
공소시효 만료까지 앞으로 열흘…검찰 수사결과에 주목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부인 김혜경 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론이 앞으로 열흘 안에 마무리된다.
이 지사 부부가 받는 혐의 대부분이 공직선거법 위반인데 6ㆍ13 지방선거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이 오는 13일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기로에 선 이 지사 부부 앞에 놓인 경우의 수는 크게 3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부부가 함께 기소되거나 둘다 기소되지 않는 경우, 두사람 가운데 한 명만 기소되는 경우이다.
▲부부 모두 기소되지 않는 경우
이들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 즉 '해피엔딩'이다.
이렇게 되면 이 지사는 그동안 많은 흠결이 났지만, 되레 '박해를 받은 정치인'이라는 예상 밖 소득을 얻으면서 차기 대권가도의 유력한 주자로 입지를 굳혀나갈 기회를 잡게 될 전망이다.
'소년공 출신 흙수저'라는 입지전적인 인생 스토리에다 주변의 강력한 견제와 압박을 견뎌낸 '내공의 정치인' 이미지까지 결합해 대권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부 어느 한쪽이 기소되는 경우
먼저 이 지사 본인이 재판에 넘겨지는 상황이다.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 표명에도 경기도정은 또다시 정상궤도를 이탈해 겉돌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판 중에도 표면적으로는 도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이 지사의 재판준비, 내부 입지축소와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기저하 등으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의혹은 직권남용 혐의와 연결되어 있어서 향후 이 지사의 결단력 있는 도정운영이 자칫 권한의 과도한 사용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서 읽힐 가능성도 있다.
만약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을 검찰이 사실로 판단해 기소하면 이 지사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이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던 만큼 정직성ㆍ도덕성이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된다.
더욱이 '정무적 판단'을 미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기소를 계기로 탈당을 요구하거나 출당 카드를 뽑아 들 경우 이 지사는 정치적으로는 물론 도정 운영에서도 '고립무원'에 빠지게 된다.
같은 당 소속 도의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해 '강력한 우군'으로 여겨져 온 경기도의회로부터 도정 운영과 관련해 온전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도의회는 이 지사의 핵심 공약 사업인 '생애최초 청년국민연금'이 조례 없이 추진됐다는 이유로 사업예산 147억원을 모두 삭감하는 등 이런 징후를 부분적으로 예고했다.
이 지사 본인이 천신만고 끝에 기소의 칼날을 피해가더라도 부인 김 씨가 기소되면 정치적 파장과 타격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
김 씨가 소유주로 지목된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세칭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문제의 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내부를 무차별적으로 비판한 '원죄'가 있어서다.
처음 이 사건을 고발한 주체 역시 이 계정주로부터 '자한당과 손잡았다'고 비난받은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었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벗더라도 부인 김 씨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가뜩이나 당 내부 기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지사 입장에서는 당에서 설 땅을 더 잃을 수 있다.
이 지사가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고 말한 것도 당 내외적으로 이 문제가 가져올 파장의 크기를 스스로 가늠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혜경 "힘들고 억울하지만 진실 밝혀지길 바란다"…검찰 출석 / 연합뉴스 (Yonhapnews)
▲ 부부 모두 기소되는 경우
이 지사 부부 입장에서는 가장 원치 않는 상황이 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결백'을 주장해왔고, 그런 연장 선상에서 당당하게 행동해 왔다는 점에서 '동시 기소'는 상당한 충격파를 안겨줄 것이 틀림없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재판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지사는 최근 "아내가 빨리 자유롭게 되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자의 시련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만큼 재판과정에서도 '조력'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정치적 파장의 크기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유력 정치인의 미래는 상당히 암울해질 수밖에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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