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징벌로 감소 원상복귀해야" 교육청 "학생 수 감소로 불가"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대구 수성구에서 명문 사학으로 꼽히는 경신고의 학급 수 증설을 놓고 대구시교육청과 학교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와 주변 다른 학교와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증설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신고 재단과 일부 졸업생 등은 경신고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징벌적' 차원에서 학급 수가 줄어든 만큼 원상복귀 시켜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경신고는 2010년까지 15학급을 모집했지만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학교 규모와 학생 충원 여부 등을 고려해 12학급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7학년도에 신입생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해 인가학급(12학급)보다 2학급 더 줄었고 올해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인가학급도 9학급으로 줄어들었다.
경신고의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대구시교육청은 수성구 학생 감소 폭을 이유로 8학급이 적정하다고 봤지만 학교 지원율 등을 고려해 1개 학급만 줄여 9학급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신고는 31학급(3학년 12학급, 2학년 10학급, 1학년 9학급)으로 운영된다.
재학생 854명에 학급 평균 학생 수는 27.5명으로 수성구 평균 27.6명과 큰 차이가 없고 대구 시내 평균 26.3명보다 1.2명가량 많다.
그러나 교사당 학생 수는 13.8명으로 대구 평균(12.9명)과 수성구 평균(13.7명)을 모두 웃돈다. 이 때문에 학생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교사 채용을 늘리거나 신입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구에서 올해 19개 학교에서 학급수가 줄었고 여기에 경신고도 포함된 것일 뿐 일반고 전환에 따른 징벌적 제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신고는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뒤 당시 재단이사장(현 이사장 아버지)이 개인 재산으로 법정부담금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진일 현 이사장은 2016년 자사고 재지정을 앞둔 상황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며 일방적으로 자사고 포기 의사를 밝혔다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이후 자사고 2차 지정년도(2016년 3월∼2021년 2월) 도중 자사고를 포기해 올해 1학년부터는 일반고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단 측이 자사고로 학교 네임밸류를 한껏 키운 뒤 독단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경신고 총동창회는 4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경신고 학급 증설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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