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살' 때문에 인도 힌두교도 폭동…경찰 살해에 방화까지

입력 2018-12-04 19:09   수정 2018-12-05 01:52

'소 도살' 때문에 인도 힌두교도 폭동…경찰 살해에 방화까지
소 사체 발견한 극우 교도 흥분…당국 1천여명 병력 투입, 4명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 '소 도살'과 관련한 극우 힌두교도의 폭동이 발생, 경찰이 살해당하고 차량 여러 대가 불탔다.
4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州) 불란드샤르 지역에서 소의 사체들이 발견됐다.
이 소식은 곧바로 인근 마을로 퍼졌고 우익 힌두교도들은 현장으로 몰려가 '소가 도살당했다'고 주장하며 주민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백명으로 불어난 이들은 소의 사체를 차에 싣고 길을 막으면서 시위에 나섰다.
흥분한 시위대는 특히 경찰에 대해서는 '소의 도살을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경찰 초소를 비롯해 차량 여러 대를 불태웠다.
이 와중에 사건을 조사하러 현장에 갔던 경찰관 수보드 쿠마르 싱이 시위대가 쏜 총에 맞고 숨졌다. 그는 총상을 입은 것은 물론 둔기로 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발포했으며 그 과정에서 18세 소년도 총에 맞고 숨졌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이날 투입된 경찰 인원은 1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장에는 1천여명의 경력이 추가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위 영상 등을 분석해 4일 4명을 체포하고 20여명을 입건했다.
사건 핵심 주동자로 알려진 극우 힌두교도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극우 힌두교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파스 메타는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종교일 수 없다. 단지 야만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무크타르 아바스 나크비 소수집단부 장관은 "불란드샤르에서 발생한 일은 인간성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했다"며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이는 누구나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정부는 말했다"고 전했다.



13억5천만명의 인도 인구 가운데 80%가량은 힌두교도다.
이들은 암소를 어머니같은 존재라고 여기며 신성시하고 있다.
특히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소 보호 조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BJP가 장악한 서부 구자라트 주 의회는 지난해 3월 암소를 도살했을 때 처벌을 종전 7년 이하 징역에서 최고 종신형으로 강화한 동물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우타르프라데시 주도 불법 암소 도축을 막겠다며 주 내 정육점과 도축장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바 있다.
이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확산하면서 무슬림과 기독교 신자 등 인도 내 소수자를 겨냥한 힌두 극우주의자들의 폭력 행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웨스트벵골 주에서 '암소 자경단'으로 불리는 힌두 극우주의자들이 트럭에 소를 싣고가던 이슬람 신자 2명을 구타해 숨지게 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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