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지원 사업에서 시리아보다 우선순위 부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내전 중인 예멘의 식량 상황이 내년에는 더 악화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굶주리는 사람의 비율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올해 800만명에 이르는 이들의 숫자가 내년에는 1천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 상황과 관련해 "위기에 직면한 나라가 아니라 위기 한가운데에 있는 나라"라면서 당장 다음 한 끼의 식사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예멘의 식량 문제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정한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상 기근 선포 단계에 부합하는지 불분명하지만, 기근 선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예멘 병원을 방문했을 매일 50명의 어린이 환자가 들어오지만, 병원에서 돌볼 수 있는 아이들은 20명밖에 안 됐다고 전하면서 나머지 30명의 아이는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인도주의 사업 지원 순위에서 예멘을 처음으로 시리아보다 앞에 놓았다.
마크 로우콕 OCHA 사무차장은 "내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예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콕 사무차장은 지난해 매달 300만명의 예멘인에게 식량을 제공했지만, 올해는 800만명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1천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예멘 내전은 2015년 3월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맹군이 개입하면서 본격화한 뒤 지금까지 1만명 넘는 사망자를 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