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 파견된 고등생명체 인공물 가능성 낮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에서 처음 관측된 성간(星間·interstella) 천체인 '오무아무아(Oumuamua)'의 정체를 놓고 천문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파망원경을 통한 관측에서는 어떤 인공 신호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주 생명의 기원과 본질을 연구해온 민간 연구단체인 'SETI 연구소'의 게리 하프 박사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7년 11월23일부터 12월5일까지 오무아무아를 관측했지만 어떤 전자파 신호도 없었다고 밝혔다.
오무아무아는 이때 지구의 궤도 지름보다 약간 짧은 약 2억7천360만㎞ 밖에 있었다.
하프 박사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동북지역에 있는 전파망원경 군집인 '앨런 망원경 집합체(ATA)'의 광역상관기(相關器)로 1~10GHz 주파수대를 100KHz 분해능으로 관측했다. 상관기는 여러 잡음 중에서 정보 신호를 분리해내는 데 쓰이는 장치다.
연구팀은 인공 전자파 발신이 확인되면 이 천체가 다른 항성계에서 우연한 중력반동던짐(gravitational slingshot) 현상으로 튕겨 나온 단순한 돌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되기 때문에 이를 주시했다.
하프 박사 연구팀이 소속된 SETI연구소의 SETI는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를 뜻하는 것이다.
하프 박사는 "우리는 (당시) 오무아무아가 기술이 적용된 인공물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신호를 찾고있었다"면서 "상당히 정교한 관측에도 어떤 신호가 나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측 결과는 오무아무아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닐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체를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무아무아는 길쭉한 형태의 붉은 시가(cigar) 모양인 데다 혜성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꼬리가 관측되지 않아 소행성이나 혜성이 아닌 인공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하버드대학 연구진이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오무아무아가 태양을 지나면서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가속 현상을 보인 것은 태양 빛의 복사압을 이용하는 솔라세일(solar sail)의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더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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