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우 기자, 화보집 '아첼레란도' 출간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12/05/AKR20181205084100005_01_i.jpg)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무(巫)라는 한자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남녀를 형상화한 것. 그들의 손짓과 발짓, 속삭임과 외침, 그리고 맴돌이와 접신을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접신하는 순간,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긴장감이 몰린다."
한겨레신문에서 건강과 문화 기사를 쓰는 이길우 선임기자는 무녀 서유정을 촬영하면서 느낀 감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글쓰기가 본업인 그의 사진 실력은 상당하다. 그는 신문사 동료 사진기자가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고 평가할 정도로 사진 촬영에 공을 들인다.
신간 '아첼레란도(Accelerando): 점점 빠르고 세게'는 그가 무녀 서유정을 피사체로 삼아 1년 넘게 찍은 사진을 엮은 화보집이다. 아첼레란도는 '점점 빠르게'를 의미하는 음악 용어다.
함경도망묵굿보존회장 서유정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함경도 망묵굿을 하는 무속인. 그는 망묵굿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속에서 굿판을 이어왔다.
저자는 희로애락의 다양한 표정으로 엿본 무녀의 삶, 무아지경의 몸짓, 또 다른 신의 대지에서, 신을 향한 절대적 믿음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맞춰 사진을 배치하고 중간중간에 짤막한 글을 넣었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녀가 짓는 오묘한 표정과 혼신을 다해 벌이는 몸동작, 굿판에서 만나는 독특한 풍경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진다.
서유정 회장은 "굿을 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느낌은 사뭇 달랐다"며 "사진에서는 순간의 표정과 감정이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저자는 "종교가 아닌 무속이라는 낮춤말로 불리지만 우리 민족의 애환과 전통과 소리와 몸짓을 굿은 그대로 담고 있고, 민중의 무교는 이 땅에서 살아 숨 쉰다"며 "궁극에 대한 믿음으로써 무교는 종교"라고 강조했다.
도서 제작과 기획은 조성제 무천문화연구소장이 했다.
나루터. 160쪽. 5만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