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현장 첫투입된 일용직 2명 사망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5일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 배수관 관로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매몰 사망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파주시와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개인 하수관 매설 작업중 발생했다.
창고와 창고 사이에 굴삭기 2대를 이용해 50m 길이의 하수관로를 묻는 작업이었다.
굴삭기 1대는 3m 깊이로 땅을 파내고 다른 1대는 지름 300mm, 길이 2.5m의 콘크리트 관로 20개를 굴삭기에 매달아 차례로 땅에 묻는 공사였다.
사고는 4번째 관로를 묻을 때 발생했다고 현장 관계자가 경찰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근로자 2명이 지상에서 3m 아래 깊이의 구덩이에서 관로 연결작업을 하는 도중 오른쪽에 미리 파 쌓아놨던 흙더미가 갑자기 쏟아져 내리면서 근로자들을 덮쳤다"고 설명했다.
출동한 119구조대가 근로자들을 구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이날 사고현장에는 근로자들의 안전 용품인 안전모는 물론, 흙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흙막이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또 사고현장은 전날 내린 비로 지반이 약화해 있었지만,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사고 예방 조치가 전혀 없었다.
현장의 안전관리는 말 그대로 취약 그 자체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일용직 근로자로 오늘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 관계자는 "오늘 이뤄진 공사는 개인이 하수관을 매설하는 공사로 시의 허가 사항도 아니다"라며 "안전교육을 받았는지와 안전관리 여부는 노동부와 경찰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를 비롯해 해당 건설 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현재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 중이며 과실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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