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원봉사자의 날' 국민훈장 수상…28년간 9천777시간 봉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깨끗해진 교복을 입고 밝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어 세탁 봉사를 그만둘 수 없습니다."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사는 하진태(67) 씨는 이 지역에서 알아주는 '봉사왕'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하씨는 2000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통장 등의 추천을 받아 인근 지역 취약계층 청소년 120명의 겨울 교복을 무료로 세탁하고 수선해주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중고생 겨울 교복은 바지와 재킷, 조끼, 셔츠, 넥타이 등으로 구성돼 한 벌 세탁에만 1만6천원 이상 들어 저소득층에게는 만만찮은 비용이다.
하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가진 기술과 장비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세탁 봉사를 그만둘 수가 없다"며 "깨끗한 교복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씨가 세탁 봉사를 시작한 2000년은 하씨 개인에게도 큰 시련이 닥친 해다.
그해 간암 진단을 받아 수술하고 수년에 걸쳐 항암치료를 하면서도 봉사활동은 중단하지 않았다.
하씨는 암 진단 전에도 새마을협의회와 의용소방대 활동, 청소년 선도위원 활동 등으로 28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저소득층 가정 무료 도배와 장판 및 싱크대 교체 등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비롯해 경로당 음식 대접과 성품 지원, 청소년 상담센터 및 자원봉사센터 성품 전달, 고철 수집과 판매로 이웃돕기 실천 등 하지 않는 봉사가 없을 정도다.
2005년 이후 기록된 자원봉사 활동만도 모두 3천74회 9천777시간에 달한다.
하씨는 모범시민상 등 지금까지 크고 작은 상도 많이 받았다.
2011년에는 20년간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한 경력으로 받은 봉사상 상금 100만원을 다문화가정 아기 수술비로 쾌척하기도 했다.
하씨의 봉사 이력은 전국으로도 알려져 5일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린 2018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에서 최고상인 국민훈장을 받았다.
부산시도 6일 오후 부산자원봉사자대회를 열어 하씨의 훈장 수상을 축하하고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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