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오페라 '아이다'로 우뚝 선 테너 이정환

입력 2018-12-06 05:10   수정 2018-12-06 09:06

이집트서 오페라 '아이다'로 우뚝 선 테너 이정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서 한국인 최초로 라다메스 장군역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오페라 아이다가 초연된 역사적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테너 이정환(40·제임스 리) 씨는 5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국문화원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전날 밤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열연을 펼친 그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
이씨는 "어제 이집트에 여행오신 부부와 같이 식사를 했다"며 "그 분들은 우연히 오페라 공연을 보러왔는데 한국 사람이 주인공인 것을 알고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이씨는 6일 밤에도 오페라 아이다에서 이집트군 사령관인 라다메스 장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이씨는 1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 첫 한국인 테너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대표작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의 말처럼 카이로 오페라하우스는 아이다에 특별한 장소다.
아이다는 이집트 국왕이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건설을 기념해 작품을 의뢰하면서 탄생했고 1871년 12월 처음으로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됐다.
이후 아이다는 장중한 음악과 호화로운 무대 장치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고 이집트의 대표적인 오페라로 자리 잡았다.
매년 카이로 오페라하우스나 카이로 외곽 기자지역의 대피라미드 앞에서 아이다 공연이 펼쳐진다.
이씨가 오페라 무대에 서려고 이집트를 방문하기는 벌써 세번째다.
2016년 3월 라다메스 장군 역으로 처음 카이로 오페라하우스를 찾았고 올해 4월에도 이곳에서 공연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린츠 국제성악콩쿠르, 발렌틴 테오도리안 국제성악콩쿠르 등에서 수상한 실력파 성악가다.
중학교 때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고 영남대 성악과를 거쳐 2002년부터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2010년부터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뒤 '투란도트'의 칼라프 역과 아이다의 라다메스 역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2014년 빈 외곽 상트마르가레텐 오페라페스티발에서 라다메스 장군 역을 처음 맡은 이후 아이다 공연에 60차례 넘게 출연했다.
라다메스 장군은 부드러운 음색으로 사랑을 담은 아리아를 부르고 카리스마도 갖춘 역동적인 인물이어서 소화하기 어렵다.
오페라를 '삶이자 생명'이라고 표현한 이씨는 공연에서 자신의 감정이 관중들에게 잘 전달된 것을 확인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씨는 앞으로 목표에 대해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의 느낌을 살려 다른 세계적인 극장인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에서도 아이다를 공연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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