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과 프랑스가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증식로는 고속중성자에 의한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는 원자로다.
주로 재활용이 가능한 핵연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은 혼합화합물(MOX)을 원료로 사용해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게 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세계에서 원전 건설이 잇따랐으며, 당시에는 21세기에는 우라늄이 고갈될 것으로 보여 효율적으로 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고속로 개발에 각국이 경쟁을 벌여왔다.
일본도 원전을 처음 도입한 1950년대부터 고속로 건설을 핵연료 사이클의 핵심 정책으로 삼았다. 고속증식로 '몬주' 개발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일본은 몬주가 잇단 고장으로 정상 가동이 어렵게 돼 폐로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프랑스와 공동개발하는 아스트리드를 통해 핵연료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려 했다. 일본은 이 사업에 200억엔(약 2천억원)의 연구비를 지출했다.
그러나 프랑스측은 지난 6월 "우라늄 시장 상황 등을 볼 때 아스트리드 건설의 긴급성이 떨어진다"며 고속로 출력을 당초 계획했던 60만㎾에서 10만~20만㎾로 축소하겠다고 일본측에 통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라늄 매장량이 2003년에는 원전을 85년 가동할 양(458만t)으로 예상됐으나 2016년에는 102년분(572만t) 이상으로 파악됐다.
또 채굴 및 회수에 나서면 135년분(764만t) 이상도 확보 가능한 것으로 전망한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프랑스측이 고속로 사업 축소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7일 향후 원전 의존도를 70%에서 50% 정도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프랑스측은 뭍밑 접촉을 통해 "아스트리드 계획은 중단한다. 2020년 이후 예산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규모를 대폭 축소한 연구는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프랑스가 고속로 개발을 중단하면 사용후핵연료 급증 문제가 생기는 등 일본의 핵연료 사이클 유지가 곤란해진다"며 "일본은 미국과 공동개발을 모색할 방침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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