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 셸튼 전 합참의장 회고, 1999년 두 번째 시도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지난달 30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스카이다이빙 중 목숨을 잃을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합참의장을 지낸 휴 셸튼 예비역 대장은 4일(현지시간) '페잇빌 옵서버' 신문과의 회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1999년 6월 스카이다이빙 도중 대열에서 잠시 이탈하는 바람에 자칫 목숨까지 잃을뻔했다고 회고했다.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출신으로 베테랑 스카이다이버인 셸튼은 부시가 자신의 75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특별초청'한 스승이다.
부시는 72세 때인 1997년 3월 서부 애리조나주 유마 강하장 상공에서 미 육군 특전사령부 소속 스카이다이빙 시범팀 '골든 나이츠'(Golden Knights)의 도움으로 첫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
이후 75세이던 1999년 6월 유마 강하장 상공에서 셀튼, 전직 골든 나이츠 대원 등 다른 5명과 함께 항공기를 통해 창공으로 몸을 날렸다.
강하 당시 부시 주위에는 전직 골든 나이츠 대원과 앤디 세라노 미 낙하산 강하협회장 등 두 명이 함께하며 "모든 게 정상인지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셸튼은 "세 사람이 항공기를 이탈하자 나도 곧이어 몸을 날렸다"며 "난 대통령 바로 위에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부시 대통령이 다른 두 사람으로부터 크게 이탈하는 것 같아 크게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셸튼은 강하 당시 부시가 크게 긴장하면서 대열에서 크게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긴장을 풀지 않고 몸을 배드민턴 자세로 만들지 않으면 널빤지처럼 몸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며 "이는 공중에서 재주넘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에서는 낙하산이 개방될 때 몸이 쉽게 낙하산줄에 엉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셸튼은 비디오로 당시 장면을 보면서 부시가 회전을 너무 심하게 하는 바람에 세라노 등 주위에 있던 두 사람이 이탈할 수밖에 없었고, 근접도 할 수 없었다고 풀이했다.
부시는 5천피트(1천524m) 상공에서 낙하산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됐다. 셸튼은 부시가 계속 회전하며 추락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낙하산을 개방한 후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셸튼은 부시가 착지 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에게 빠르게 달려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하기 시작했다며, "그런 후 안도의 한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당신도 이런 일을 겪어봤나'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찔했던 이 날의 경험에도 부시는 이후에도 스카이다이빙을 계속 즐겼다. 셸튼은 "이 일이 있고 난 뒤 5년 뒤인 80세 생일 때도 다시 스카이다이빙을 한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시는 파킨슨병을 앓던 2014년 9월에도 구순을 자축하는 스카이다이빙을 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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