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은 기술전쟁 속의 소규모 전투에 불과"

입력 2018-12-06 10:59  

"미·중 무역갈등은 기술전쟁 속의 소규모 전투에 불과"
츠바이그 교수 FT 기고문서…"무역전쟁 용어는 적절치 않다"
"기술 지배력 유지하려는 미국과 도전자 중국과의 기술전쟁"
"시진핑 무역갈등 끝내려 하지만 트럼프는 中의 국가주도정책 종식 원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은 대규모 기술전쟁 속의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데이비드 츠바이그 홍콩과기대 사회과학 주임교수는 6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기술 패권을 향한 몸싸움이 미·중 간 적대감을 강화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츠바이그 교수는 먼저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올바르지 않고, 말이 올바르지 않으면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名不正則 言不順, 言不順則 事不成)'는 공자(孔子)의 말씀을 인용한 뒤 '무역전쟁'이라는 용어는 적절한 이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더 큰 기술전쟁 속의 단지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다"면서 "기술전쟁은 기술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글로벌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도전자인 중국 간의 기나긴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츠바이그 교수는 중국이 세계 최강의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노력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츠바이그 교수는 수년간 중국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서방의 기술을 도용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중국의 사이버 공간을 통한 절도, 지적 재산권 침해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미국의 기업들에 중국의 협력 회사에 기술을 이전할 것을 요구해 왔다.
츠바이그 교수는 또 중국이 지난 2008년 해외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수준의 인재 1천 명을 영입하기 위해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추진하면서 논란을 불러온 사례도 지적했다.
중국의 서방국가에 대한 투자는 최첨단 회사에 집중돼 있다.
제조업 부흥 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따라 중국의 국유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외국의 회사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국가주도형 산업·기술 전략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분노하고 있다고 츠바이그 교수는 지적했다.
츠바이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무역갈등 휴전에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시 주석은 중국을 겨냥한 무역갈등을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회동에서 시 주석은 더 많은 외국의 물건들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중간 갈등의 본질이 기술전쟁이라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중국이 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국내 시장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미국을 만족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츠바이그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중국의 국가주도 산업정책을 종식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아마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전쟁은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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