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포폰·대포통장 이용…개인 유용 등 비난 가능성 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불법 조업 단속 업무를 담당하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선주들에게 상습적으로 회식비를 요구해 5천만원 가까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벌금 1천500만원, 추징금 4천875만원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범죄사실을 보면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인 A씨는 2011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저인망 선박 선주 등 어업종사자 41명에게 "회식비를 지원해달라"고 연락해 모두 74차례에 걸쳐 4천981만원 상당 뇌물과 향응을 받았다.
A씨는 타인 명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아 일부는 직원 회식비로 쓰고 나머지는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선 조업지도나 불법어업 단속 업무를 맡은 A씨의 전화를 받은 어업종사자들은 A씨가 단속일정을 미리 알려주거나 단속 때 편의나 선처를 기대하고 돈을 건넸다.
A씨는 실제로 올해 2월 어업종사자에게 받은 대포폰으로 비공개 내부 문서인 국가어업지도선 출동 일정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불법 조업 단속 편의를 봐주거나 선처해달라는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어업종사자들로부터 회식비 명목의 뇌물을 받아 공무원 직무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공여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국가어업지도선 출동 일정을 몰래 알려줬고, 수수한 금품 3분의 1가량만 직원 회식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여성 교제비 등 사적으로 유용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어업지도선 출동 일정을 선주에게 알려준 직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서는 출동일정표가 비공개 문서이긴 하지만 직무상 비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