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300만년 전 지각 변동이 한 눈에 쏙…푸른 파도·기암괴석 절경에 잊히는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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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동해안 탄생의 비밀을 품은 강릉 해안 비경 탐방로 '바다부채길'이 갑자기 찾아온 추위 속에서도 기암괴석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를 일으키며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해변에서 걷는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겨울 낭만을 주는 강릉 바다부채길로 이번 주말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겨울 바다 여행, 해변보다 트래킹…바다부채길 '일품'
빼어난 경관의 동해안 비경 탐방로가 겨울 낭만을 선사한다.
국내 최고 일출명소인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에서 심곡항을 연결하는 해안단구 탐방로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이다.
2천300만년 전 동해 탄생 비밀을 담은 국내 최고 해안 탐방로로 주목받는다.
'바다부채길'이라는 이름은 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이 이름을 지었다.
정동진의 부채 끝 지명과 탐방로가 있는 지형의 모양이 마치 동해(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근사한 이름이다.
70억원이 투자됐고, 총 길이는 2.86km다.
이곳은 전국 최장거리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라는 천혜의 환경자원을 이용한 힐링 트래킹 공간 제공을 위해 조성됐다.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민간인에게 개방된 적 없는 곳이다.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한 군(軍) 경계근무 정찰 용도로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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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는 단 한 번도 개방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
바다부채길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천300만년 전 지각 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지역이다.
민간인 개방을 위해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협의와 허가에만 2년의 세월이 소요됐을 정도로 세상에 나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탐방은 산 위에 있는 거대한 크루즈형 리조트인 정동진 썬 크루즈 주차장과 아늑한 심곡항 어디를 시점과 종점으로 택하든 자유다.
정동진 썬 크루즈에서 시작하는 게 좀 더 수월하다.
탐방로에 접어들면 시원한 푸른 바다가 막힌 속을 뻥 뚫어 준다.
깎아지른 절벽이 한쪽을 차지하고, 반대편에는 푸른 바다가 탐방객을 반긴다.
옥빛 바닷물에 곳곳의 기암괴석, 주상절리, 비탈에 아슬아슬하게 선 소나무와 향나무, 바위 절벽의 해국과 이름 모를 야생화 등 볼거리가 풍성해 힘들 겨를이 없다.
탐방로 발 아래로는 파도가 들이친다.
바위에 부서지는 시원한 파도 소리에 세상의 시름도 함께 날아간다.
파도에는 정동진과 심곡의 자랑인 미역이 둥둥 떠다니고 시원한 바닷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여름에는 붉게 핀 해당화는 탐방로 주변을 지키고 갯메꽃과 하얀 찔레꽃도 곳곳에서 탐방로를 빛낸다.
깎아지른 절벽 바위틈에서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해국이 초겨울인 요즘에도 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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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와 소나무도 바위틈에서 동해(바다)를 지킨다.
해안에는 파도를 묵묵히 맞는 주상절리가 장관이다.
굵은 자갈로 된 해변은 동해안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탐방로에는 해안 경계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고 절벽 곳곳에는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한 시설 등이 아직 남아 있어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탐방로는 쉬엄쉬엄 걸어도 크게 힘들지 않고 1시간 10분(편도 기준)이면 충분하다.
목재와 철재 데크, 해상 보도교로 탐방로가 이뤄져 등산화는 아니더라도 운동화는 필수다.
탐방로 주변에는 감자옹심이, 망치탕, 회덮밥 등 맛집도 있다.
탐방로는 안보상 이유로 4∼9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10∼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만 개방한다.
너울성 파도, 태풍, 강설, 강우, 강풍 등 기상악화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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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내내 한파…강풍에 체감온도 뚝
토요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매우 춥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5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7∼영상 1도 분포를 보이겠다.
일요일도 한파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6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3∼영상 3도가 예상된다.
바다 물결은 1∼3.5m로 일겠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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