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임무 중 부상 급증세…충북서만 3년간 45명

입력 2018-12-09 09:17  

소방공무원 임무 중 부상 급증세…충북서만 3년간 45명
위험 무릅쓰고 재난현장서 사투한 결과…"따뜻한 시선 필요"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화재 진압 중 지붕에서 떨어져 뼈가 부러지고 구조 활동 중 예상치 못하게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현장 곳곳에는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화재·구조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러다 보니 몸을 심하게 다쳐 한 달 이상의 장기 병가를 신청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한 이유이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나 구조·구급 활동 중 크게 다치는 소방공무원들이 해를 거듭해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공상을 신청한 도 소방본부 공무원은 47명에 달한다. 이들 중 2명을 제외한 45명이 공상으로 인정받았다.
한 소방대원은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다가 지붕이 무너지며 아래로 추락, 팔이 부러졌고, 또 다른 대원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환자를 구조하던 중 추가 사고가 발생하면서 다리를 다쳤다.

119 구급대원들이 폭행을 당하는 일도 적지 않다. 지난해 6명의 구급대원이 환자 이송 중 주취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올해에도 5명이 다쳤다.
지난 1월 보은소방서의 한 구급대원은 출혈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던 중 이 환자의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가해 남성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에는 자신을 구조하는 구급대원을 폭행한 주취자도 있었다.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 중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1개월 이상 장기 병가를 신청하는 소방공무원들은 증가 추세이다.
장기 병가 공무원은 지난해 15명이었으나 올해에는 이보다 80% 많은 27명으로 늘었다.
한 소방대원은 올해 초 축사 화재 진압 중 수로에 빠지면서 크게 다쳐 6개월을 요양해야 했다.
충북 소방공무원들은 격무 속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수면 장애, 알코올성 장애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알코올성 장애는 전국 평균치보다 높다.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 속에 술로 심신을 달래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2월 29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제천 화재 참사 이후 소방공무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부쩍 심해졌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며 자살 우려자 및 치료가 필요한 대원들을 대상으로 심층 상담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 치유 프로그램이 포함된 힐링캠프를 열고 있고 소방서마다 심신 안정실을 조성했다. 119안전센터에도 순차적으로 심신 안정실이 설치된다.
정신 질환 증상을 보이는 소방대원들에게는 검사·진료비가 전액 지원되는데 '비밀 보장' 차원에서 그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처우 개선도 시급하지만 각종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따뜻한 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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