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주전 라이트로 맹활약…"팀 성적 덕에 더 좋아"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조재성(23·OK저축은행)이 마음먹고 강한 서브를 시도했다.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서브·후위 공격·블로킹 3개 이상씩 성공) 달성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는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은 살짝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조재성은 7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방문경기에서 1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블로킹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5개 잡았고, 후위 공격도 4차례 성공했다. 그러나 서브 득점이 2개에 그쳐 트리플크라운은 달성하지 못했다.
3세트 21-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넣은 이날의 개인 마지막 서브가 라인 밖으로 벗어난 장면이 아쉬웠다.
경기 뒤 만난 조재성은 "트리플크라운에 서브 득점 1개만을 남겨놓은 걸 알았다. 3세트에 마지막 서브를 넣고 '들어갔다'고 생각했다'고 웃은 뒤 "너무 의식을 하다 보니 힘이 더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 같은 선수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건 정말 어렵다.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하지만 조재성은 팀 승리의 주역이었다. 이날 OK저축은행은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OK저축은행은 2세트 초반 조재성이 연거푸 상대 공격을 블로킹한 덕에 승기를 잡았다.
조재성은 "나는 블로킹에 약점이 있다.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편인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잘 통했다"고 털어놨다.
조재성이 잘 풀리는 날에는 OK저축은행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부담이 덜하다.
조재성은 2017-2018시즌부터 팀의 주전으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의 거듭된 부진으로 사실상 토종만으로 시즌을 치러 최하위에 그쳤다.
조재성은 주전 라이트로 활약하고도 웃지 못했다.
이번 시즌 OK저축은행은 서브 리시브를 소화할 수 있는 레프트 자원 요스바니를 뽑았다.
'왼손잡이 라이트' 조재성에게는 희소식이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조재성을 주전 라이트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요스바니가 우리 팀과 계약했을 때 내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주전이다'라는 자신감은 없었다"며 "다행히 지금은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언제든 더 잘하는 선수가 나 대신 나갈 수 있다. 나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성은 "요스바니 덕에 팀이 자주 이겨서 기분이 더 좋다. 나도 보조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조재성은 자신을 자꾸 낮추지만, 그는 확고한 OK저축은행 주전 라이트다.
조재성은 7일까지 총 165점을 올려 이 부문 전체 11위, 팀 내 2위에 올라 있다. OK저축은행 토종 선수 중에는 단연 시즌 최고 득점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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