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지난 3월 경질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향해 "매우 멍청하고 게을렀다"고 잔뜩 험담을 퍼부었다.
틸러슨 전 장관이 재임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을 자주 주문했다"며 심기를 불편하게 하자 대놓고 비판을 가한 것이다.
틸러슨 전 장관은 전날 휴스턴에서 열린 한 모금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주 말했는데, 나는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그 방식으로는 할 수 없다'고 말해야 했다"면서, 그 이유는 "그가 말한 방식이 불법"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전 장관의 발언이 이날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응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국무장관)는 일을 잘 하고 있다. 나는 그가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그의 전임인 렉스 틸러슨은 필요한 정신력이 없다"고 틸러슨 전 장관을 깎아내렸다.
이어 "그는 아주 멍청했다. 더 빨리 경질했어야 했다. 또 아주 게을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전 장관은 지난해 임기 초부터 외교 노선을 놓고 충돌해 불화설과 경질설이 끊이지 않았다.
틸러슨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미국의 핵 능력 강화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멍청이'(moron)라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진 게 대표적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큐(IQ) 테스트를 해보자"고 맞불을 놨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트위터 계정에서 틸러슨 전 장관 경질을 발표한 뒤, 기자들에게 "틸러슨과는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임으로 지명한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선 "우리는 항상 마음이 잘 맞고 좋았다. 그것이 내가 국무장관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궁합'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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