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강추위에 "약속 있어도 안 나가"…고속도로도 한산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아침 수은주가 이틀째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9일 시민들은 이른바 '방구석 1열' 자세로 집 안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이날 서울 아침 기온은 영하 11.8도까지 내려갔다. 전날 최저기온은 영하 11.4도였고, 금요일(7일)에는 영하 9.6도였다.
최고기온도 금요일 영하 1.1도에 이어 전날 영하 4.4도로 떨어졌다. 일요일인 이날도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물 전망이다.
황금 같은 주말이지만 이틀 내내 '기습 한파'가 불어닥친 탓에,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강 한파' 패딩·목도리 중무장…전국 강추위에 꽁꽁 / 연합뉴스 (Yonhapnews)
회사원 김석진(38) 씨는 "모처럼 이틀 '풀(full)'로 쉬는 주말이라 아내랑 교외로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했는데 너무 추워서 포기했다"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방구석 1열' 자세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밀린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취업준비생 심모(29)씨는 "어제 동창들과 결혼식에 술자리까지 있었는데, 한파 때문에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약속에 모두 안 갔다"면서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이 결혼하고 술자리에서 회사 얘기하는 것이 보기 싫었는데 차라리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추위가 하필 주말에 기승을 부리는 탓에 도심 번화가는 평소 주말보다 훨씬 한산했고, 상인들은 대부분 울상을 지었다.
인사동에서 붕어빵을 파는 한 상인은 "적당히 추우면 장사가 잘 되는데, 이렇게 거리에 사람이 아예 없을 정도로 추우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반면 유명 브랜드 매장이 입점한 실내 대형 쇼핑몰에는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려는 시민들이 평소처럼 북적였다.
남자친구와 여의도 IFC몰을 찾은 이지영(31) 씨는 "춥지만 데이트는 해야 하니까 쇼핑몰로 왔는데, 사람 생각은 역시 다들 비슷한 것 같다"면서 "역시 추운 날엔 그냥 집에 있을 걸 그랬다"며 웃었다.
이날 전국 고속도로도 다른 주말보다 나들이 차량이 적어 소통이 원활한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현재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의 서울 외곽 나들목을 제외하면 정체 구간이 없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총 400만대가량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한 달간 일요일 평균 426만대보다 6% 이상 적은 수치다.
지방에서 서울로 들어올 차량 43만대 중 현재까지 7만대가 들어왔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나갈 차량 38만대 중에는 현재까지 8만대가 빠져나갔다.
공사 관계자는 "한파 등으로 평소보다 교통량이 적다"면서 "상행선 정체는 오후 5∼6시께 가장 심했다가 오후 9∼10시께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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