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잔류 쐐기골' 박주영 "골 넣고도 기분은 좋지 않았다"

입력 2018-12-09 17:46  

'1부 잔류 쐐기골' 박주영 "골 넣고도 기분은 좋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이런 상황을 다시 맞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 박주영의 발끝을 떠난 볼은 40여m를 날아가 텅 빈 부산 아이파크의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박주영의 득점에 부산의 실낱같은 1부리그 승격의 꿈은 산산이 깨졌다.
서울은 9일 부산과 펼친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박주영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1, 2차전 합계 4-2로 부산의 추격을 따돌리고 내년에도 1부리그에서 뛰게 됐다.
박주영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선발로 나선 윤주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서울은 전반에 '슈팅 제로'를 기록했다. 부산의 공세를 막느라 공격할 틈을 잡지 못했다.
결국 전반에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후반 중반까지 부산의 파상공세에 애를 먹었다.
후반에도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가 후반 추가시간 부산 선수들이 골문까지 비우고 마지막 공세를 펼칠 때 박주영이 그 틈을 노려 장거리 슈팅을 득점에 성공했다.
박주영의 득점에 부산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깨지고 말았고 곧바로 서울의 1부리그 잔류를 알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박주영은 이번 시즌 제대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 9월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올 시즌 단 하루도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훈련을 쉰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남겨 논란이 됐다. 경기 출전에 대한 불만으로 보일 대목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다시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박주영은 다시 중용되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시즌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맛을 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주영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번 시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라며 "다만 어긋나는 부분이 많았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후배들의 그런 짐을 덜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밖에서 볼 때는 논란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르다"라며 "개인적으로 경기에 못 나가는 상황에서 팀이 부진한 게 안타까웠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훈련에 빠지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동점골의 의미를 묻자 "의미라기보다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후련한 부분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골을 넣고 나서 이런 상황을 다시 안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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