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기록 추가 제출에 美여야 의원들 잇따라 TV 출연해 공방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당시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연루 의혹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특검의 수사기록 추가 제출을 기점으로 민주당이 탄핵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내년 새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게 될 민주당 제럴드 내들러(뉴욕) 의원은 9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의 관련 기소와 기록 제출은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거대한 사기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던 두 여성에게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입막음용' 합의금이 건네진 의혹과 관련해서는 "탄핵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중요한지는 다른 문제"라면서도 "속임수로 직책을 얻는 과정에 저질러진 일이라 탄핵할 수 있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들러 의원은 "의회가 불법적 (합의금) 지급만 가지고 탄핵 절차를 추진할지를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을 입증할 특검의 추가 증거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내년에 시작되는) 새 의회는 대통령을 보호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닥까지 파헤쳐볼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지난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탄핵' 쟁점화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역풍을 우려해 일단 접은 바 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만큼 내년부터는 특검과는 별도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하원 정보위원장을 맡게 될 민주당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의원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감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시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 법무부가 그를 기소할지 모른다는 아주 현실적인 전망이 있다"면서 "그는 한동안 감옥에 갈 현실적 전망에 직면한 첫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앵거스 킹(메인) 상원의원은 특검의 수사기록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심각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특검이 지난 7일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에서 입막음용 합의금 지급 혐의와 관련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연방 범죄에 연결시켰다고 전했다. 특검은 또 트럼프 측과 러시아 중개인 사이에 이뤄진 미공개 접촉에 대해서도 수사기록에 포함시켰다.
반면 공화당은 '러시아 스캔들' 관련 논란의 확산을 경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했다.
공화당 중진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날 NBC '밋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입막음용 합의금 지급 혐의와 관련, "실수들이 과도하게 형사처벌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서류 작성에 오류가 있거나 분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건 징역형에 처할 게 아니라 벌금형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금 지급에 대해 공격적 기소가 이뤄질 경우 "모든 대통령이 기소되고, 공직을 마치면 감옥에 가는 바나나 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부패로 인한 정국 불안을 겪는 국가를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다.
폴 의원은 2016년 당시 트럼프 측 관계자들이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 건립을 추진했던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특검과 관련, "이 나라에서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은 것처럼 그 밑에 있는 사람도 없다"며 "그 증거는 당신이 말한 것과 다르다고 주장할 권리"를 강조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그는 "특검 수사는 계속돼야 하고 방해받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ABC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8개의 중죄 혐의로 기소된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을 사면한다면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사면은 사려 깊게 사용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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