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권자들, 강력한 경제와 더 나은 생활 수준 원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11·24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정치적 위기에 몰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주석이 오는 2020년 대만 총통선거에서 연임을 원한다면 '미국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당수의 대만 정치 전문가들은 차이 총통이 미국카드에만 의존할 경우 2020년으로 예정된 대만의 차기 총통선거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차이 총통이 지방선거 패배로 민진당(民進黨) 주석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정치적 입지가 약화했지만 차기 총통선거에서 민진당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SCMP는 지적했다.
수치(蘇起) 전 대만국가안전보장회의 비서장은 "차이 전 총통이 2020년 대선에서 민진당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거 패배를 딛고 점차 정치력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 총통도 민진당 내 일각에서 자신을 차기 총통선거의 후보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일축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는 미국카드를 차기 총통선거 전략으로 구사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타이베이(臺北) 소재 중국문화대학의 왕쿵이 교수는 차이 총통이 연임을 원한다면 미국카드를 활용해 이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대신 양안 관계를 개선하는 외교 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소의 옌천션 연구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대만 유권자들이 정치지도자들의 정치적, 외교적 성과보다는 강력한 경제와 더 나은 생활 수준에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1월 24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친(親) 중국 성향의 야당인 국민당은 전체 22개의 현·시장 자리 가운데 15개를 차지하면서 압승했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6개의 현·시장 자리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민진당은 정치적 아성이었던 가오슝(高雄) 시장 선거에서도 국민당 후보에 패함으로써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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