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 선출 인제대 김성수 총장 '논문 표절' 논란

입력 2018-12-10 17:25  

진통 끝 선출 인제대 김성수 총장 '논문 표절' 논란
교수평의회 "논문 표절로 연구비 부당 수령", 김 총장 "윤리지침 전 '자기 표절' 자진신고"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김해 인제대학교 김성수(59·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0일 제7대 총장 임기를 시작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는 지난 4일 총장후보천거위원회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 추천 과정을 거친 김 교수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총장은 출근 첫날부터 이 학교 교수평의회가 제기한 자격 논란에 맞닥뜨렸다.
교수평의회 측은 지난 7일 '이게 대학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복제 수준의 논문 표절로 연구비를 부당 수령한 김 교수는 총장직을 자신 사퇴하는 양심적 결정을 하라"고 촉구했다.
법인 이사회에 대해서도 "지난 총장 후보 검증 및 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결격 후보 총장 임용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교수평의회는 이어 "법적 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 하나로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을 유야무야 하는 것은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총장 선출 과정이 난항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과정의 결말이 가히 최악이라면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측은 "총추위 검증과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쳐 의결된 사안"이라며 "따라서 법인으로선 이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총장 자신도 일부 '자기 표절'은 인정하면서도 2007년 2월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 작성해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논문은 총추위에 자진 제출, 검증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부터 2년여간 미국에서 '다자간 환경(경제)협력' 관련 연구를 한 뒤 3∼4년 단위 논문을 쓰면서 이전에 공부했던 관련 이론 내용 등은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당시엔 자기표절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술회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논문은 2006년 6월에 발표한 것과 2월(실제 제출은 2005년 10월)에 발표된 논문이었고, 나중에 지난 99년과 2000년 발표한 논문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2006년 발표된 두 논문에 대해선 총추위 검증 과정에서 "부주의했다. 어리석었다"며 자기 표절을 인정했다.
그리고 교내 연구비의 경우 300만원 안팎이었고 학술진흥재단 연구비는 500만원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논문을 제출한 동아시아정치학회에 '판단'을 요청한 결과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이에 따라 학교도 연구비 지원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그는 해명했다.
어쨌든 교수평의회는 "문제가 된 후보의 결격을 밝히기보다 문제 삼지 않을 방법을 애써 궁리했다"며 총추위를 겨냥한 뒤, "대학이 제대로 된 모양을 갖출 때까지 교수들과 함께 나가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인제대는 지난 5월부터 차기 총장 인선에 착수, 차인준 전 총장을 비롯한 5∼6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논의를 거듭했지만,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총추위는 신임 총장 후보로 김 교수와 이중우(66) 경영학부 교수를 최종 후보로 선정, 학교법인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8월 이사회는 총추위에서 추천한 2명의 후보에 대해 검토했지만, 두 후보 모두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총장 선출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김 신임 총장 임기는 10일부터 4년간이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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