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를 연기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20개월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파운드화는 투표 연기 소식이 전해진 10일(현지시간) 오후 장중 한때 1파운드당 1.2507달러까지 떨어졌으며 11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파운드당 1.2568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 대비로는 1.1% 급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7%나 떨어졌다.
영국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를 했지만, 영국 의회 승인이 난항 중이다.
이에 따라 영국이 EU와 통상조건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위기와 함께 테리사 메이 내각의 운명을 둘러싼 정국 혼란도 커지고 있다.
스티븐 갤로 BMO 캐피털 마케츠 유럽 외환전략 책임자는 CNBC에 "(메이) 정부가 보수당 지도부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질 참패를 피하려 (합의안) 표결을 연기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도 "외환시장은 이것이 실제로 이뤄진 데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파운드화는 2016년 6월 영국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극심한 변동을 겪어 왔다.
파운드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환율은 국민투표 직후 1.32달러로 10% 넘게 수직 낙하했고, 이후 1.2∼1.43달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불투명성이 여전한 만큼 앞으로 몇 달간은 환율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 외환전략가는 이날 메이 총리의 의회 출석 직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시장은 커지는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는 메이 총리의 계획이 무엇이든지 성공 가능성이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승인)지연 위험은 다시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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