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양의지(31)가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양의지의 선택은 NC 다이노스행이었다.
두산은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냈다.
NC는 11일 "양의지를 4년 총 125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65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NC와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10일에 합의했다.
'125억 NC행' 양의지 "새로운 기회 찾아 도전·선택" / 연합뉴스 (Yonhapnews)
두산 후배 허경민은 시상식장에서 "양의지 선배가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며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민병헌 선배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침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었다. 더는 이별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 선수들은 양의지와 작별해야 한다.
두산은 2017년 시즌 종료 뒤 FA 외야수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을 잡지 못했다. 여기에 2016년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해 2시즌을 뛰다 국내 복귀를 택한 외야수 김현수(LG 트윈스)와도 계약하지 못했다.
2014년 말 외부 FA 장원준을 영입해 투수진을 보강하고, 2015년 오재원, 2016년 김재호 등 FA 내부 단속에 성공해 내야에 높은 벽을 만들면서 "꼭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1년 사이에 두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사실 두산은 외야수 유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를 외야 자원으로 뽑고, 정수빈의 전역을 기다리면 외야진은 정상급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올해 두산은 외국인 타자 덕을 전혀 보지 못했지만, 김재환과 박건우의 활약과 정수빈의 복귀로 탄탄한 외야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이탈은 큰 타격을 안길 수 있다.
양의지는 2010년부터 두산 주전 포수로 뛰었다. 두산의 모든 투수가 양의지를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김경문 전 감독, 김태형 현 감독 등 포수 출신 사령탑도 양의지의 가치를 인정했다.
양의지는 공격에서도 급격하게 성장하며 '공수를 갖춘 당대 최고 포수'로 올라섰다.
두산도 양의지를 잡기 위해 애썼다. 역대 FA 포수 최고액을 약속했다. 110억원 이상의 총액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창단 후 최하위에 그친 NC가 더 적극적으로 양의지에게 구애했고,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
두산에는 박세혁, 장승현, 이흥련 등 수준급의 포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KBO리그에서 양의지를 넘어서는 포수가 없다.
10년 가까이 포수 걱정 없이 시즌을 치른 두산은 양의지의 이탈로 엄청난 고민을 안고 2019시즌을 준비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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