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서실장은 '극한직업'…후임 인선 난항

입력 2018-12-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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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서실장은 '극한직업'…후임 인선 난항
'즉흥적 트럼프와 민주 공세 속 2020년 대선' 과업에 후보들 손사래
전임자들 '만신창이 퇴장'도 영향…'플랜B' 없던 트럼프 '당혹'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임기 후반부를 이끌어갈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에 '30대 선거전략가'를 들이려던 계획이 틀어진 후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일제히 관심이 없다는 뜻을 보였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서실장을 맡을 의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 공화당 내 강경그룹을 이끄는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충성파로 분류되는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과 트럼프 대선캠프 부본부장을 지낸 데이비드 보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릭 페리 에너지장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까지 무더기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선두주자는 아직 없는 형편이라고 WP는 전했다.
어느 행정부에서나 백악관 비서실장은 '극한직업'이기 마련이지만 '대통령의 즉흥성'이라는 변수까지 추가된 이번 행정부에서는 더욱 달갑지 않은 자리가 돼 버렸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존 켈리를 비롯한 전임자들이 이렇다 할 보상을 얻기는커녕 대통령의 충동적 언행을 적절히 제어하는 데 실패하고 평판만 손상된 채 백악관을 떠나는 것을 본 터라 엔간해서는 백악관 비서실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새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행보에 적절히 대응하는 임무는 물론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공세 및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의 파고를 넘어 2020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까지 안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의 역사에 대한 책 '문지기들'의 저자 크리스 위플은 WP에 제임스 베이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후임자들에게 '축하한다. 정부에서 최악의 직책을 맡은 것'이라고 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비서실장직의 역할을 이해하고 가치를 인정하는 때에도 그런데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36세의 선거전략가이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가 켈리 비서실장의 뒤를 이어줄 것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에 후임자를 찾는 데 더욱 곤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에이어스에게 백악관 당국자들을 아래부터 위까지 전반적으로 검토해보라는 과제를 줬고 에이어스도 사실상 비서실장처럼 행동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을 발표한 직후 에이어스가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 것이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플랜B'는 없었고 누가 대통령에게 '에이어스가 적임자이고 비서실장직을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든 대통령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보다 좀 더 정치적으로 수완이 좋은 비서실장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후임 인선을 까다롭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법무팀에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백악관 비서실장에 특검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인물이 선임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이 재선가도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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