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정치공백 장기화…총선후 석달넘도록 정부 구성 못해

입력 2018-12-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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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정치공백 장기화…총선후 석달넘도록 정부 구성 못해
뢰벤, 연정구성 보고시한 넘겨…협상 연장됐으나 전망 불투명
사상 처음으로 정부 구성 못해 총선 다시 치를 가능성 커져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9월 9일 총선거를 치른 스웨덴이 석 달이 지나도록 차기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정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고 스웨덴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각 정파 간 이해대립으로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립정부 구성 전망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총선거를 다시 치러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사민당+좌파당+녹색당)은 전체 349석 가운데 144석을 차지했고,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중앙당+기독민주당+자유당)은 143석을 얻는 데 그쳐 양쪽 진영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에 극우 성향인 스웨덴민주당이 62석을 얻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하지만 연립여당과 야권연맹 모두 스웨덴민주당과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며 아예 배제해 그동안 연립정부 구성 시도가 잇따라 실패했다.

앞서 스웨덴의회는 지난달 14일 보수당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투표를 했으나 연립여당과 중앙당, 자유당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이후 사민당 소속인 뢰벤 총리가 다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고, 뢰벤 총리는 당초 지난 10일까지 연정 구성안을 안드레아스 놀런 의회 의장에 보고해야 했으나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했다.
뢰벤 총리는 지난번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 인준투표에서 야권 4개 정당 연맹을 이탈한 중앙당과 자유당을 연정 협상 대상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하지만 중앙당의 아니 루프 대표가 지난 10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뢰벤 총리의 연정구성 계획은 일단 좌절됐다.
이에 뢰벤 총리는 놀런 의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 하고 연정구성 협상을 계속 벌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협상을 위해 시간을 더 줄 것을 요청했다.
뢰벤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민당은 (협상에서) 구체적인 양보를 했고 스웨덴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킨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모든 당사자가 타협해야 한다"며 연정구성 협상을 계속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중앙당 루프 대표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으로서는 스테판 뢰벤을 총리가 되도록 하기엔 입장차가 너무 컸다. 사민당이 더 광범위한 정치적 협력을 위한 기회를 잡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중앙당은 세제와 노동·주택 관련법 개혁에 대해 더 많은 양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앙당은 연립여당 내부에서 사민당에 대한 좌파당의 영향력이 큰 점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놀런 의장은 성명을 통해 뢰벤 총리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정구성 협상을 위한 시간을 며칠 더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분간 뢰벤 총리는 차기 총리 후보자라는 자격을 유지한 채 연정구성 협상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뢰벤 총리는 중앙당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현재 연립여당만으로 '소수 정부'를 다시 구성하더라도 의회 인준투표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뢰벤 총리는 이미 지난 총선 직후 의회에서 실시된 불신임투표가 가결돼 차기 정부 구성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는 '관리형 총리'로 입지가 좁아졌으며 지난달 23일 차기 총리 후보자로 재지명되면서 정치적 부활을 도모했으나 여전히 난관에 빠져 있다.
스웨덴에서는 의회 의장이 모두 4차례에 걸쳐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뒤 인준투표를 할 수 있으며 4번 모두 부결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한 차례 총리 후보자 인준투표가 부결된 데 이어 연정구성 협상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웨덴 정가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차기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총선을 다시 치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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