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명령 주체 드러날까 떨고 있나" 사우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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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국제 수사 가능성을 놓고 유엔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엔 사무총장,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카슈끄지 사건의 국제수사 문제를) 논의했고, 앞으로도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유엔 내에서 국제 수사를 바란다는 요청이 여러 건 있었고, 이달 초 아르헨티나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일부 참가국으로부터 유엔 수사를 공동으로 신청하자는 제안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뉴욕을 방문한 차우쇼을로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카슈끄지 사건 수사에 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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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차우쇼을루 장관은 유엔 차원의 수사가 실현되려면 수사 요청이 공식적으로 유엔에 제출된 후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제 수사 요구안이 안보리에서 부결될 가능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G20 기간에, 카슈끄지 살해 명령 주체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특별히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어 사우디가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인도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우디는 이 자들이 터키에서 재판받는 것을 왜 두려워하느냐"면서 "혹시나 살인 명령을 내린 주체가 드러날까 겁이 나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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