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수업·평가 혁신방안…논서술형·수행평가 확대
2020년 모든 중학교서 자유학년제…초등학교서 '창의·감성교육'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내년부터 서울 중학생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중 최소 1과목은 객관식 시험을 보지 않는다. 객관식과 주관식이 섞인 시험에서 주관식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 논·서술형 평가와 수행평가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수업·평가 혁신방안'을 12일 발표했다.
혁신방안을 보면 '과정 중심 평가' 확산을 위해 내년부터 서울 모든 중학교는 국어·영어·수학·사회(역사와 도덕 포함)·과학(기술가정과 정보 포함) 등 5개 교과군 가운데 학기당 1개 이상을 택해 선다형(選多型) 시험 없이 논·서술형 시험과 수행평가로 학생을 평가한다.
교육청은 내년 중학교 논·서술형 시험과 수행평가 비중을 50% 이상으로 현재(45%)보다 끌어올리고 공부한 '결과'만 확인하는 형태의 지필시험은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학교에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 20% 이상을 서·논술형으로 출제하고 서·논술형 평가가 적용된 수행평가를 실시하라고 권장할 계획이다. 정답을 써내기만 하는 '단답형 서·논술형 문항'을 내지 않도록 지도·점검도 벌인다.
교육청은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2020년까지 전 학교에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237개교는 자유학년제, 149개교는 자유학기제, 28개교는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과정을 운영한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교과시간과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해 진로 탐색 활동을 실시하는 것으로 지필시험을 보지 않고 과정 중심 평가만 한다.
중학교에서 객관식 시험을 축소하고 자유학년제를 확대하겠다는 교육청의 이런 방침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정한 평가를 위해 객관식 시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기술가정이나 정보 등 이른바 '비(非)주요과목'만 객관식 시험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유학년제 운영역량이 학교마다 차이 나는 상황에서 성급히 확대해 교육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중·고교에서 서울형 메이커교육과 협력적 독서·토론·글쓰기 교육도 확대할 방침이다. 사회현안을 두고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는 논쟁·토론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도 개발한다.
한 학급의 모든 학생이 한 학기 동안 뮤지컬이나 연극 등 창작활동을 함께 하는 '협력종합예술활동'은 중학교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로 시행대상을 넓힌다. 내년 485개 초중고에서 협력종합예술활동이 실시될 예정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내년 1학기부터 3~6학년 대상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창의지성교육은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표현하는 과정으로 초등단계에서 필요한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 감성교육은 예술·문학·자연·시민감성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팀을 이뤄 과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조별활동'인 협력적 프로젝트활동이 실시된다.
교육청은 창의지성·감성교육을 위해 혁신학교가 아닌 학교의 학급 1천500개 안팎을 선정해 1학급당 150만원가량을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업·평가혁신을 위해 교사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모든 초중고에서 내년 2월 중 3~5일간 '새학년 집중준비기간'을 운영한다.
또 내년 99개 중·고교에 '수업나눔카페'를 설치한다. 교사들이 수업·평가방법을 분석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수업·평가나눔교사단'을 운영하고 1대1 수업지도와 전문가 연수도 진행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미래교육을 위한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과제가 수업혁신"이라면서 "이번 방안이 학생과 교사의 삶을 바꾸는 정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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