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시 조선교류 창립자 "싱가포르, 북한에 경제 롤모델"
영화·드라마 공동제작 등 한·아세안 문화교류 방안도 제시
김현철 "아세안과 인적교류 확대…번영·평화 협력 지속"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싱가포르의 대북 민간교류단체 '조선교류'(Chosun Exchange)의 제프리 시 대표는 12일 "남북한 사이의 결속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세안(ASEAN)이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중립적인 채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대표는 이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경제·안보 협력 강화' 국제세미나에서 사전 배포된 연설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선교류'는 북한에 자본주의식 경제시스템을 전파하고자 활동해 온 비정부기구(NGO)다.
'남북 경협 확대를 위한 아세안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시 대표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북한이 아세안을 일관되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주체로 인식한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이 아세안 상당수 국가와 수교를 맺는 등 상대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아세안이 남북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여력이 크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시 대표는 "싱가포르는 북한에 선진국이자 경제적 '롤 모델'로 인식된다"면서 "아세안의 다양한 경제 모델과 개발 수준은 북한의 발전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이 남북 경협 이슈에 동참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도적·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두고 한국과 아세안이 '윈윈'하는 다자 협력을 만들어내도록 정규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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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제개혁 요인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쩐꽝밍 베트남 동북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경제개혁 영향 요인 분석'을 주제로 한 연설 자료에서 "서방 국가에서 교육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나 사회·문화 분야에서 선대보다 훨씬 진취적인 사고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지하자원 등을 비롯해 건설, 교통, 인프라 등 잠재적 경제발전 요소가 다양하다"며 "개발이 필요하다는 북한 내부의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아세안 간 문화·인적 교류 증진 방안도 제시됐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한류 동향과 한·아세안 문화교류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 자료를 통해 "공연·영화·드라마 등에서 한국과 동남아 간 분업이나 제휴 등으로 공동제작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동남아에서 한·아세안 문화교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국 문화원이 동남아 내 문화 분야 인력에 한국 내 대중문화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화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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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현철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비전 달성을 목표로 하는 신남방정책을 소개하는 한편, 사람(People), 평화(Peace), 번영(Prosperity) 등 '3P' 분야별 한·아세안 협력 성과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인 내년에 한국에서 세 번째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동시에 장관급이던 한·메콩 협력체계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3P를 기반으로 아세안과 인적교류를 확대하고 상생번영 증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세안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남방정책 성과 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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