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후 거론, 한미워킹그룹 개최 전망…"남북, 마지막 단계 조율"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12일 "현재 날씨가 춥기 때문에 남북적십자사는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해서 마지막 단계까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통일연구원이 이날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평화에 대한 세 가지 질문' 주제 학술회의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겨울로 접어들어 날씨가 추워진 만큼,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고려해 금강산 등지에서 대면상봉보다 화상상봉을 개최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화상상봉을 하려면 여러가지, 광케이블도 깔아야 하고 스크린도 (설치)해야 한다"며 화상상봉 문제가 한미 워킹그룹 논의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이달 20일 전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할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그때쯤에 이 문제가 해결이 되리라고 본다. 화상상봉이 가까운 시일 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 3천명, 4천명이 매년 돌아가시는데, 5만7천여명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현실이 어두우니 화상상봉을 포기해 버릴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조속한 화상상봉 성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20일 전후' 비건 대표의 방한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고, 화상상봉 문제와 관련해 "정식으로 (제재 면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10월 15일 고위급회담 합의에 따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와 이산가족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문제 등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왔다.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이뤄지려면 지난 2005∼2007년 사용된 화상상봉 시스템의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뿐만 아니라 북측 지역에서 사용되는 장비도 있기 때문에 국제 제재 면제와 관련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국과도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회장이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한 언급을 한 점으로 볼 때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를 조율하기 위한 한미 워킹그룹의 2차 회의가 이 시기에 한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해당 회의를 계기로 화상상봉 장비를 둘러싼 북미, 남북간의 논의에 진척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전날 한 특강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을 언급하며 "북측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고, 내년 초부터는 아마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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