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10개월만에 최대 늘며 반짝회복…고용한파 잦아드나

입력 2018-12-12 12:06   수정 2018-12-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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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10개월만에 최대 늘며 반짝회복…고용한파 잦아드나
경제전문가 "고용상황의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 어려워"

(세종=연합뉴스) 이 율 이세원 민경락 기자 = 지난달 취업자가 10개월 만에 최대폭 늘어나면서 고용 한파가 잦아들지 주목된다.
취업자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공공행정 등 서비스업과 농림어업, 건설업에서 집중적으로 늘었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는 감소세가 축소됐다.
다만 주력으로 볼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확대됐고, 30∼40대 취업자는 감소 행진을 이어간 만큼 고용상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겨울을 앞두고 어려운 고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연말까지 만들기로 한 단기 공공일자리(맞춤형 일자리) 5만9천개 등 공공일자리 확대에 따른 일시적 회복세일 가능성도 있다.



◇ 일자리 반짝 회복 사회복지·공공행정 등 서비스업 견인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5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 33만4천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저점이었던 8월의 취업자 증가폭 3천명의 5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4천명), 정보통신업(8만7천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2천명) 등 서비스업에서 크게 늘었다.

농림어업(8만4천명), 건설업(7만3천명) 취업자도 증가했다.
1년 전 대비 취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1.2%,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8.2%, 농림어업에서 6.2%, 건설업에서 3.6%,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에서 2.9% 각각 늘었다.
이들 업종의 취업자 증가폭은 전달보다도 확대됐다. 농림어업에서 2만7천명, 건설업은 1만3천명, 정보통신업은 6천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5천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은 1천명 각각 늘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각각 6만9천명과 5만9천명 줄어드는 데 그쳐 전달의 감소 폭 10만명과 9만7천명에 비해 감소 폭이 대폭 축소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10월부터 급증했고, 소매업에서 행사가 많았던 게 감소 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고용 동향은 한 달 반짝 증가한 것에 대해 일희일비할 수는 없지만, 반가운 소식은 맞다"라면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은 공공행정과 보건복지가 포함되는 서비스업에서 주로 개선이 됐다"면서 "중국인 관광객 회복으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취업자 감소세가 축소됐고, 개인 서비스업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4일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대책에 따라 연말까지 단기 공공일자리 5만9천개를 확대하기로 한 데 따른 반짝회복세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부인했다.
도 국장은 "다만 공공행정과 보건복지 취업자는 10월 대비 조금 개선됐지만, 크게 좋아지지는 않은 만큼 10.24(단기일자리) 대책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 확대…전문가 "고용 구조적 개선 필요"
다만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감소 행진도 이어지고 있어 고용상황의 구조적 호전이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9만1천명 줄었다. 감소폭은 전달(4만5천명)의 2배로 커졌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기장비나 자동차, 전자부품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면서 "11월 수출실적은 증가했지만 폭이 둔화했고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공장 증설과 취업자가 급증했던 기저효과 등으로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줄어든 게 감소 폭이 확대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8천명, 40대는 12만9천명 줄어들었다. 30대는 2017년 10월 이후 14개월째, 40대는 2015년 11월 이후 3년째 감소다. 여기에는 이들 연령대의 인구가 줄고 있는 구조적 영향도 깔려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11월 취업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부의 재정정책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다 제조업은 늘지 않은 만큼 고용상황의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용의 양은 회복되고 있지만, 질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취업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지만, 제조업은 늘어나지 않았고, 사회 서비스 분야 등은 정부의 재정정책 영향 등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나타난 변화를 고용상황의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구조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 기업투자를 늘리고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동향을 보면 고용의 양은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라면서 "하지만 단시간 근로가 많이 늘고 있는 등 고용의 질은 안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업자 숫자가 좋아져 그 자체는 안심이 된다고 하지만, 거시지표가 개선되거나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는 아니다"라면서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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