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0일째 맞아 구청 앞 추모·투쟁대회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울 마포구 아현2 재건축구역 철거민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지 열흘째를 맞아 철거민 단체들이 구청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빈민해방실천연대와 용산 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고(故) 박준경 열사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마포구청 앞에서 숨진 박씨의 추모 및 투쟁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인허가권자인 마포구청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철거민 이주)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강제철거 금지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재건축 세입자 이주대책을 마련할 것, 아현 2구역 공사를 전면 중단할 것, 강제철거 책임을 규명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씨의 어머니는 "강제집행이 없었다면 우리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끝까지 투쟁해서 우리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며 "내 아들은 돌아올 수 없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대위는 '박준경을 살려내라', '마포구청장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살인개발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구청 앞에 걸어 항의했다.
이 단체는 투쟁대회 직전 숨진 박씨의 분향소 천막을 구청 앞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구청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비대위는 향후 매일 오전 마포구청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14일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불법적인 철거 관계자를 고발할 계획이다.
앞서 박씨는 이달 4일 오전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옷과 유서는 3일 오전 11시께 마포구 망원유수지에서 발견됐다.
유족과 빈민해방실천연대가 공개한 박씨의 유서는 강제집행으로 거주지를 잃고 갈 곳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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