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에 정서적·문화적 시차로 여러 문제 생겨"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외교관들은 주재국의 시계, 본국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서울의 시계, 인류 보편의 정의와 국제적 규정을 반영한 시계 등 세 가지 시계를 가지고 산다"며 "역시 기본은 서울시계"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재한 재외공관장 오찬에서 외교관이 가져야 할 자세를 '시차와 세 개의 시계'에 빗대 발언했다.
그는 '서울 시계'를 기본으로 꼽은 뒤 "서울 시계에 서서 주재국 시계를 잊지 않고, 그러고도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생기면 세 번째 시계를 들이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일본 도쿄 특파원 시절 도쿄와 서울은 시차가 없지만, 정신의 시차·정서적 시차·문화적 시차를 많이 느끼고 부대꼈다"며 "지금도 한일 간에는 바로 그러한 시차 때문에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의 한일관계와 관련해 "세 번째 시계, 그것마저도 일본은 일본식으로 생각하고 우리는 역사의 진실·인류 보편의 정의라는 시계를 얘기하고 있다"며 "오늘은 그런 화두만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여러분이 외국에 주로 산다고 해서 (본국과 관련해) 덜 느끼거나, 덜 정확히 아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서울의 시계를 늘 잊지말고 서울의 시계, 서울의 시간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비경제 분야에서의 대외의존도도 매우 높은 나라"라며 "예를 들면 우리 조국이 분단된 것도 대외요인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니냐. 우리의 삶의 조건 자체가 외부의 힘에 의해서 결정되는 곳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관계가 몹시 중요한 나라에서 여러분이 대외관계 일선에서 수고하시기에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안 드릴 수가 없다"고 격려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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