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체감경기 '경고음'에 '경제성과 도출' 총력 태세

입력 2018-12-12 18:16  

문대통령, 체감경기 '경고음'에 '경제성과 도출' 총력 태세
취임 후 첫 확대경제장관회의로 전열 정비…'원팀'으로 엇박자 차단
'고용실패' 인정하고 필요 시 최저임금 정책변화 시사…정책 투명성도 강조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취임 이틀째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현 경제 상황과 새해 경제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첫 정례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7일에 자신이 직접 주재하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는 그만큼 현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엄중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으로 체감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새 경제정책이 성과를 내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진다는 점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로부터 1년 뒤인 현재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각종 기관에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는 등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문 대통령도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2019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작년보다 올해 늘어난 일자리 숫자가 굉장히 준 게 사실"이라면서 "정책이 성과를 제대로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나 국민은 사는 게 힘들어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성과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민이 성과를 체감하도록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엄중한 당부에는 집권 3년 차를 맞는 내년에도 경제 분야의 부진이 거듭되면 다른 분야의 국정 운영 동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외교·통일·국방·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14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공정거래위원장·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라인이 참여한 가운데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전열을 정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최저임금 인상 속도 등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고용부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의 압박 때문에 실직한 일용직 등을 면접 조사해 (실직)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지금 같은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릴지, 조정할지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세 자영업자 등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만 있다면 기존의 정책을 고집하지 않고 수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편, 확대경제장관회의가 문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나선 청와대와 정부 경제라인의 팀워크를 다지는 계기가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이날 정례보고 자리에서도 '원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년 전에 비해 경제상황이 더욱 엄중한 상황에서 전임 부총리 시절 문제가 됐던 '엇박자'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격주로 정례보고를 하게 해달라'는 홍 부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필요하면 보고 내용을 국민에게도 알리자"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관계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조율모임을 하겠다'는 홍 부총리의 보고에 "모임이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고 활발하게 토의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끈끈한 팀워크 아래 경제 라인 간 소통은 물론 경제정책과 관련한 대국민 소통도 강화해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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