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설문조사…3곳 중 1곳 "부담스럽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소기업 3곳 중 1곳꼴로 세금 이외에 전력·환경개선·폐기물 부담금 등의 명목으로 정부에 내는 각종 '부담금'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담금은 정부 부처 등이 세금과는 별도로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사업이나 공공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기업과 개인에게 부과하는 금액을 말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폐기물 부담금, 환경개선 부담금 등이 그 예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35.3%는 현재 지출하는 부담금 총액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50%, '부담스럽지 않다'는 14.7%였다.
구체적인 사유를 보면 '경영 부담'이 73.6%로 가장 많았고, '부담금 납부에 따른 다른 제세공과금 미납'(12.3%), '부담금 미납에 따른 연체 가산금 부담'(11.3%) 등의 순이었다.
특히 11.7%는 부담금 때문에 경영확장 계획을 축소하거나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포기한 내용을 보면 기계 등 설비투자(57.1%), 신규인력 채용(20.0%), 토지·건물 투자(11.4%) 등이었다.
중기중앙회는 "높은 부담금이 중소기업의 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중에서도 지출이 가장 많은 부담금으로 응답 기업의 63%가 전력부담금을, 14.0%가 폐기물 부담금, 8.3%가 환경개선 부담금을 각각 꼽았다.
최근 3년간 부담률이 가장 높아진 부담금 역시 전력부담금을 꼽은 기업이 59.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폐기물 부담금(12.7%), 물 이용 부담금(8.0%) 순이었다.
현 부담금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선 25%가 '유사한 부담금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가 부담금을 신설해 부담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는 답도 19.7%, '사용 내용의 관리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19.0%였다.
이를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주요 부담금 요율 조정(27.7%), 부담금 사용 내용 안내 강화(26.3%), 유사 목적 부담금 통합·폐지(25.0%) 등을 들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투자와 고용 활성화를 위해 과도한 부담금은 정비하고, 사용 내용을 자세하게 안내해 납부자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10월 26일∼11월 13일 전화, 이메일, 팩스 등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6%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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