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원장들 '감사 중단' 촉구 집단행동에 교육청 골치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노숙 농성이 이어지는 광주시교육청에 사립유치원 원장들까지 천막을 폈다.
광주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13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정문 주변에 천막을 치고 "교육청이 유치원들에 감사 거부 프레임을 씌웠다"며 "사립유치원 표적 감사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육청이 지난 12일 자료 제출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등 감사를 거부한 혐의로 4개 유치원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한 집단 대응이다.
원장들은 "3개 유치원은 4∼6일간 감사를 마무리하고 확인서에 도장까지 찍었는데 감사팀이 며칠 뒤 개인 통장 등 자료를 요청한 탓에 중복 감사라는 의견을 밝히고 협조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며 "다른 1곳은 감사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3곳은 일부 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전체 자료를 요구했으나 제출하지 않았고, 나머지 1곳은 감사 담당 공무원의 출입을 막았다며 감사 거부로 간주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립유치원 비리 파문에 따른 집중감사에 대한 반발이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사회적 비난이 다소 잠잠해질 무렵 시작된 교육청 항의 방문 등 사립유치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반응도 싸늘하다.
바로 옆에서는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17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트에 의지해 밤을 지새우는 노숙 농성에도 들어갔다.
광주시교육청은 보안 등을 이유로 본관 출입구를 걸어 잠갔다.
비정규직 노조 임금 교섭은 예산과 규정 문제가 얽힌 데다가 직종 간 협상을 풀어가기도 쉽지 않아 난항을 보이고 있다.
교육청은 사립유치원 감사도 공공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주체와 논의를 지속해 조속히 갈등을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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