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민호 군 부친 "사람 죽은 다음에 점검하는 공무원 있는 한 희망 없어"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24) 씨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는 13일 세월호 유가족과 제주에서 학생 신분으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고 이민호 군 유가족이 찾아 조문했다.
이민호 군 유가족은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함께 김씨의 유족을 위로하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군 부친은 조문을 마친 뒤 "비통하다. 대한민국은 애 낳을 나라가 아니다. 말을 잘 들으면 물에 빠져 죽거나 기계에 끼여 죽는다"며 "사고가 나야 점검하는, 사람이 죽은 다음에 점검하는 공무원이 있는 한 희망이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오전 11시께 김기두 태안군의회 의장, 허재권 태안 부군수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양 지사에게 "다시는 근로현장에서 헛된 죽음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고, 양 지사는 "유족들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밤 열린 시민대책위 전체회의에서 유족들은 모든 부분을 대책위에 위임하기로 했으며, 진상규명 등에 우선하기로 해 장례 일정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시민대책위원회에는 이날까지 모두 52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과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비정규직의 실상을 알리고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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