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쉽게 번지는 취약한 구조…"소방시설 제대로 갖춰야"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김준범 기자 = 겨울철 대구·경북 전통시장에서 크고 작은 불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소방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데다 밀집한 상가에서 상인들이 사용하는 난방시설 등이 화재로 쉽게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낮 12시 5분께 대구 산격종합시장 점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의류매장에 있던 신발, 가방 등을 태워 45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가 났다.
인근에 있던 상인이 빈 점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자체 진화를 해 큰 불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전기난로 주변에서 불이 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말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한 곳이 많아 작은 불이라도 쉽게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난방기기를 사용할 때는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 5일 새벽에는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안에 있는 한 식당에서 불이 나 식당 2곳 78㎡와 내부 집기, 인근 노점 등을 태워 1천여만원(소방서 추산) 피해를 내고 30여분 만에 꺼졌다
불이 날 당시 식당과 노점은 영업이 끝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 10월 12일 새벽에도 대구시 중구 번개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점 16곳이 불에 타고 경비원 A(58)씨가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48대와 소방관 157명을 신속히 투입해 오전 2시 24분께 큰불을 잡았다.
앞서 2016년 11월에는 대구 대표 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큰불이 나 4지구 점포 679곳을 모두 태워 상인들이 생활 터전을 잃었다.
전통시장은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가 많아 불이 쉽게 번질 수 있는 곳이 많다.
또 길이 좁고 천장이 낮아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워 초기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년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지만 소방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곳이 아직 드물다.
전통시장 한 상인은 "날씨가 추워지면 시장에 모닥불을 피워 놓는 상인들이 있다"며 "매년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늘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는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언제든 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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