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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꺼져가는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릴 수 있도록 지난 5월처럼 다시 한번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 공동주최한 2018 동북아 문화교류 국제회의에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 남북은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주제 기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양국 실무진이 가진 고정관념 때문에 접점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동력을 살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톱 다운' 방식이란 정상 간에 합의를 먼저 하고 실무진이 후속 협상을 벌이는 것을 가리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지난 6월 북미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대통령급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정 전 장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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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 대통령이 '운전자'론에 입각해 남북정상회담마저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로 성격을 규정한 덕분에 북미회담이 가능했다며 "문 대통령의 역할이 없었으면 북미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운전자, 길잡이로서 북미 사이에서 거중조정 역할을 조금 더 확실하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가야 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북미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한반도의 평화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미공조와 남북공조를 병행하되 남북공조가 한걸음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김 위원장이 2∼3일 전에 급작스레 서울행을 통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찾았을 때 북측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 15분 전에 면담을 통보해왔다는 일화를 전하며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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