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음식 덜어내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10시간 이상 금식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에게 연말연시의 잦은 회식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만남을 즐기다 보면 술과 음식을 거부하기 어려워지고, 살을 빼겠다는 다짐도 쉬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방법이다.
14일 여러 의학자의 얘기를 종합하면, 살을 빼는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본인이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여주거나, 사용하는 에너지를 늘려주면 되는 것이다. 연말연시 회식 자리도 이런 원칙적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중에서도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적게 먹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 근본적으로 식사를 조절하지 않는 건 없다. 대부분은 탄수화물, 특히 단순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다만, 많은 사람이 단위 질량 당 에너지가 많은 지방에 대해서는 익숙해져 있지만, 탄수화물 섭취를 왜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잘 모른다는 점이다.
탄수화물은 몸에서 분해되면 포도당으로 바뀐다. 이 중 단순 탄수화물은 더욱 쉽게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덩달아 혈당도 빠르게 올라간다. 이때 분비되는 인슐린은 몸에 넘쳐나는 포도당을 간과 근육에 저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보다 많은 당이 있을 경우 지방으로 저장하게끔 한다.
이렇게 되면, 몸에서는 이미 많은 열량을 섭취했는데도 그중 상당 부분을 지방으로 저장해 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다시 배가 고프다고 느끼게 된다.
문제는 이때 잘 참아내면 체내에 저장됐던 지방을 다시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또 먹게 되면 조금 전 저장해둔 지방이 고스란히 살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단순 탄수화물은 주로 단맛이 많이 나는 과자나 빵, 케이크, 음료수, 밀가루 함량이 높은 음식에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체중관리를 원한다면 이런 음식들을 피하는 게 좋다. 요즘처럼 회식이 많을 때 식사 후에 나오는 디저트나 음료수 등을 포기하라는 얘기다.
또 가급적이면 다이어트를 위해 주어진 음식의 3분의 1 정도를 늘 덜어내고 먹는 습관을 가지면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원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 등의 극단적인 식사 조절은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이런 다이어트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이 떨어져 대부분 요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아침을 먹을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아침을 먹으라고 권고하지만, 문헌상으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침을 먹는 게 체중 조절에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보다는 저녁 식사부터 아침까지 최소 10시간 이상의 금식 시간을 지키면 체중도 줄고 수면도 개선됐다는 보고들이 많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권혁태 교수는 "아침 식사는 일반적으로 청소년 이하 성장기 아이들의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다이어트가 목적인 성인이 아침을 꼭 먹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술도 마셔야 한다면 '안주 없는 깡술'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한 자리에서 술과 안주를 함께 먹으면 많게는 3천㎉까지도 섭취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보통 속을 보호하기 위해 안주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늘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면 속은 생각보다 쉽게 상하지 않는 만큼 안주를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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