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군에 '처가 안전보장' 요청한 링컨의 손편지, 매물로

입력 2018-12-14 08:52  

美남부군에 '처가 안전보장' 요청한 링컨의 손편지, 매물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이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측에 처가 식구의 안전 보장을 요청하기 위해 직접 쓴 손편지 원본이 매물로 나왔다.
필라델피아에 기반을 둔 희귀 고문서 전문 수집상 '라브 컬렉션'(Raab Collection)은 13일(현지시간) 이 "새로 발견된 역사 문서"에 6만 달러(약 6천800만 원) 가격을 매겨 자사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컬렉션 측은 "링컨 대통령이 155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편지"라며 "처가 식구가 전쟁으로 황폐해진 남부의 농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고 소개했다.
편지지 맨 위쪽에 백악관을 뜻하는 '이그제큐티브 맨션'(Executive Mansion), 워싱턴이란 문구가 인쇄돼있고 작성 날짜와 본문에 이어 링컨이 서명한 이 편지는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의 친정 후손들이 소장해오다 최근 라브 컬렉션에 매매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이 최고조에 이른 1893년 12월 21일, 아칸소 주의 연합군 측에 메리 토드의 사촌 크레이그 부부가 워싱턴DC에서 미시시피강 인근의 대규모 가족 농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전하게 보장해달라며 편지를 작성했다.
링컨 대통령은 "평화적이고 충성스러운 미국 시민들이 원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돌아가는 길에 군이 그들을 괴롭히거나 괴롭힘 당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컬렉션 측은 "편지 속 언어는 경이롭다. 링컨은 남부 출신의 크레이그 가족이 농장으로 돌아가 다시 농사 지을 수 있기를 얼마나 바라는 지 서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 대통령 이래 백악관에서 씌여진 손편지는 대부분 사본이 있고, 이 편지의 내용이 이미 공개된 바 있어 매도 희망가를 상대적으로 낮은 6만 달러로 책정했다고 부연했다.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측은 "편지의 존재와 내용은 1905년 출간된 '에이브러햄 링컨 전집'(The Collected Works of Abraham Lincoln)에 소개돼있다"고 밝혔다. 원본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는지는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었다.
라브 컬렉션 측은 링컨 대통령 관련 문서는 다른 문서들에 비해 훨씬 더 인기가 높고 잘 팔린다며 링컨 대통령이 서명한 노예 해방 선언문 사본 한 장이 지난 2012년 소더비 경매에 나와 210만 달러(약 25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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