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연구팀 "항암 바이러스가 면역 항암제 효과 높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면역 항암제(면역 관문 억제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내놨다.
한국연구재단은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김 찬·전홍재 교수와 이원석 박사 연구팀이 항암 바이러스와 면역 관문 억제제를 병용해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17일 밝혔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몸속 면역세포의 수호천사다.
암세포가 면역세포 기능을 억제하는 걸 막아준다.
환자 스스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원리라고 보면 된다.
이미 여러 암의 표준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도 면역 항암제 개발을 이끈 제임스 앨리슨 교수(미국)와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일본)에게 돌아갔다.
다만 20∼30%의 환자에게만 항암효과가 나타날 뿐,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분당차병원 연구팀은 면역 관문 억제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했다.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를 종양에 투여했더니 면역 관문 억제제 반응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종양 미세 환경 변화가 일어났다.
면역 신호전달 체계도 바뀌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항암 바이러스를 면역 관문 억제제(PD1 또는 CTLA4)와 이중 병용하면, 종양 내부에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T세포 양이 증가했다.
비염증성 종양에서 염증성 종양으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그 결과 면역 관문 억제제에 의해 신장암 성장이 눈에 띄게 억제됐다.
간암이나 대장암 등에서도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항암 바이러스와 두 가지 면역 관문 억제제(PD1·CTLA4)를 삼중 병용한 결과 40%의 실험군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실했다.
게다가 투여가 끝난 후에도 장기간 치료 효과가 지속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김 찬 교수는 "이번 전임상 연구 결과를 통해 면역 항암 치료 내성을 이길 기반을 마련했다"며 "병용 요법이 효과적인 암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지난 12일 미국 암학회(AACR) 대표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논문이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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