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 버스·1천원 여객선까지 교통복지 사업 다양화
시군 지자체 예산도 눈덩이…선심성 사업 지적도…"사업비 분담 구조 개선해야"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농어촌이나 오지 주민 교통편의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된 100원 택시 사업이 1천원 버스, 1천원 여객선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하고 있다.
100원 택시는 전남 도내 모든 시군이 도입할 정도로 정착단계에 이르렀고, 1천원 버스와 1천원 여객선도 도입을 검토 중인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의 확대에는 재정 기반이 매우 허약한 지자체에서는 우려도 함께 불러오고 있어 사업 시행 전 꼼꼼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교통 오지마을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현재 도내 22개 시군 전체에서 100원 택시를 운영 중이다.
농촌 지역 어르신 등이 마을회관에서 읍면동 소재지로 이동할 경우 택시기사에게 100원을 지불하면. 이용 금액에서 100원을 뺀 나머지를 지자체가 대신 택시회사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2014년 2개 시군에서 시범 실시한 이후 매년 확대돼 지금은 도내 모든 지자체가 운영 중이다.
도내 804개 마을 2만4천949명이 이용할 수 있는데, 지난해 이용횟수가 103만9천건에 달했다.
올해도 9월 말 현재 84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로 농어촌 고령층을 상대로 한 100원 택시 사업에 교육 당국도 가세했다.
전남교육청이 100원 택시를 벤치마킹한 에듀택시를 내년 새 학기부터 운영한다.
통학 거리가 멀거나, 통학에 불편을 겪는 도내 학생들을 위해 사실상 무상 택시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100원 택시와 달리 에듀택시는 매일 등하교하는 학생의 통학비용을 전액 무상 지원한다.
통학이 불편한 곳과 통학버스를 운영하기엔 학생 숫자가 극히 적은 곳 등이 에듀택시 도입 대상이다.
예산은 모두 17억8천만원으로 내년도 교육청 본예산에 반영됐다.
교통복지대책은 택시에 머무르지 않고 1천원 버스로 확산했다.
강진·영광·담양군이 농어촌버스 단일 요금제를 최근 시행하기로 했고, 고흥·곡성·보성군 등 일부 시군은 이미 1천원 버스를 운행 중이다.
신안군은 섬마을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2009년 매화도를 시작으로 1천원 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관내 8개 섬에서 이를 도입했다.
광양시는 초등학생에게만 적용했던 100원 시내버스를 중고생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100원 택시·1천원 버스 등 교통복지 지원대책은 해상교통에까지 적용되는 추세다.
전남도와 고흥군이 섬 주민 여객선 운임을 1천원으로 단일화하는 '1천원 여객선' 도입을 검토 중이다.
섬 주민들이 여객선을 이용할 때는 섬 방문객이나 관광객 요금보다 할인된 2천∼7천원가량만 부담하고 있는데 이를 1천원으로 낮춰 일괄 적용하는 방안이다.
전남도와 일선 지자체의 교통복지 확대정책은 이처럼 교통수단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 같은 복지 제도 확산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교통비 부담이 사실상 없어지는 만큼 싫을 이유가 없지만 이 예산 또한 결국 주민들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점에서 교통 선심성 사업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매년 지자체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그 비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도·시군비 부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00원 택시의 경우 사업비 부담은 국비 50% 도비 15% 시군비 35%로 돼 있으나 국비와 도비의 경우 각각 5천만원 1천500만원 이내로 제한돼 이용객이 늘수록 시군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50억7천만원의 100원 택시 예산 중 국비는 11억원 도비는 3억3천만원이었지만, 시군비는 36억4천만원에 달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시·군 자체 실정에 맞게 자율권을 최대 보장하면서 교통 복지대책을 확대하고 있다"며 "사업비 부담 구조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